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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2010. 8. 1. 13:14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 8점
조용호 지음/문이당


  노래하던 가수가 사라졌다.   아내에게 말도 없이 잠적한 것이 어느새 석달은 되어간다.   기자인 친구에게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비망록을 남기고 사라진 가객, 그는 왜 떠났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자주 말없이 여행을 훌쩍 떠나가기도 하던 남편이었지만 이번 잠적은 왠지 모를 불안감이 언습하고 있다.   혹시 자살이라도 하는 것은 아닌지, 소식을 알 수 없는 남편을 함께 찾아달라고 기자 선배에게 의논을 했는데, 남편이 그에게 비망록을 남겼다며 그 책을 아내에게 안긴다.  

 

  가객의 비망록을 들여다보면 그는 어린시절 들녘마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을 때를 에덴의 생활이었다고 말한다.   집안의 어려운 사정으로 소읍으로 부모님과 함께 나오게 되었지만,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노동을 하던 아버지는 어느 날엔가부터 밖으로 돌기 시작한다.   그렇게 아버지를 미행하던 그날 그는 한 소녀를 만났었다.

 

  대학에서 음악 동아리에 있으면서 가수로 활동을 했던 연우는 그곳에서 아내 승미를 만났고, 그녀에게서 행복함과 평화를 느꼈었다.   하지만 그는 해금을 타던 선화에게 마음을 이끌리게 되고, 그녀의 해금 소리 안에서 노래를 부를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는 말했다.   노래를 잃어버렸다고, 그래서 노래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노래를 잃었다고 말하면서 선화를 찾아 나섰다.   선화가 사라진 그 순간부터 그의 노래도 사라졌기 때문인 것이다.

 

  아내가 있으면서 다른 여인을 마음에 품은 것일까.   노래를 부르는 순간은 연우에게 행복한 순간이지만 그 노래는 선화가 있어야만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선화의 해금 소리와 함께만이 살아나는 연우의 노래인 것이다.   그렇다면 연우는 선화에게 반한 것일까 혹은 선화의 해금 소리에 반한 것일까, 선화처럼 의문이 든다.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 것일까.   결국 아버지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아들 연우를 보면서 그들을 향한 운명의 장난이 무척이나 곤혹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애절함이련가.  

  제목처럼 결국 기타여, 네가 말해 주어야 하는 것일까.   기타만은 이 밤이 왜 이다지도 긴지 말해 줄 수 있는 것일까.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를 읽으면 많은 음악들을 접하게 된다.   민요도, 알지 못 했던 남미의 노래들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가객 연우는 선화를 찾아 칠레까지 가고, 남편 연우를 찾아 승미와 기자 선배는 연우의 행적들을 뒤쫓아 칠레를 간다.   연우는 말했다.   승미는 죽음의 형벌이 없는 에덴과 같은 존재지만 선화는 연옥에서 고통받는 연민의 대상이라고, 고통이 없으면 쾌락을 느낄 수 없고, 번민이 없으면 행복도 느낄 수 없다는 연우, 그래서 선화였어야 했나 보다.  

  그의 노래가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고통도 번민도 있어 그 안에서 쾌락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생명있는 노래로 피어날 수 있기에 선화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파라라는 칠레 가수의 이야기를 말해준다.   파라는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짐과 동시에 <생에 감사드리며>라는 노래를 남기고 죽음을 선택했다.   그녀의 사랑이 끝났을 때, 그녀의 노래도 끝났다는 것을 그녀는 알았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파라의 이야기 속에서 자꾸만 연우를 떠올리게 된다.   노래를 부르던 가객 연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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