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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빵 엄마 - 10점
노경희 지음, 김령하 그림, 유해진 PD/동아일보사


  이 책은 mbc휴먼다큐 사랑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 나왔던 내용을 바탕으로 작가적인 상상력을 더 보태어낸 동화이다.   아이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수 있는 따뜻한 동화가 되어주는 것으로 엄마의 사랑에 대해 다시금 가슴 깊이 새길 수 있는 시간을 안겨 주는 것이다.

 

 

  책은 초등학교 삼학 년이 된 진주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2년 전, 풀빵장사를 하면서 자신들과 함께 있었던 엄마와의 추억 상자를 아이는 다시금 풀어 헤친 것이다.   언제나 잊을 수 없기에 그립기만 한 엄마, 동생 인우를 돌보며 이모네 집에서 살아가고 있는 진주에게는 엄마와의 시간이 2년 전에서 멈추어져 있다.  

 

  진주와 인우의 엄마는 풀빵장사를 하면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암이라는 공포스러운 병명에 숨이 막혀 온다.   아이들을 혼자의 힘으로 키워내고 있는 그녀이기에, 이 세상의 그늘이 되어줄 사람은 오로지 그녀 혼자일 뿐인데 하필이면 몹쓸 병이라는 것이 찾아들어오다니, 그것도 시한부를 선고받게 된 암이라니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는 삶을 포기할 수 없는 그녀이다.  

 

  진주는 어린 아이였지만 아픈 엄마 앞에서 남다르게 어른스러운 아이였다.   언제나 엄마의 건강을 신경쓰고, 인우의 투정을 엄마를 대신하여 잘 받아쳐 주기도 한다.   정말이지 엄마에게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주는 여리고 어린 진주인 것이다.   위암 말기라는 아픈 몸을 이끌고 있는 엄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하지만 재발된 암은 다른 부위로까지 전이되고 말았다.   3차까지의 항암 치료를 하고 있지만 이제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는 사실이 병이 주는 육체적 고통보다 더 맘을 아픈 통증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래서 더욱 삶을 포기할 수 없는 그녀이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눈물이 주루룩 흘려내렸던 장면은 아이들의 어린이집 재롱잔치에서였다.   무대에 오르는 아이들에게 다른 엄마들은 멋진 무대복을 입혀 주게되지만 인우는 엉성하게 만든 사자옷을 입는다.   그런 무대의상때문에 무대에 오를 짝꿍마저 빼앗기고 말았다.   의기소침해져 있는 인우, 하지만 엄마는 무대 아래 맨 첫 줄에 앉아 아이를 위해 가장 큰 박수를 쳐주고 있다.   그리고 진주의 탭댄스 공연, 춤을 마치고 진주가 엄마에게 들려주었던 말은 정말이지 가슴을 찡하게 하고만다.

 

  진주는 엄마에게 백점 맞은 받아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받아쓰기 백점을 받던 그날, 진주는 인우에게 엄마가 아주 깊은 잠에 들었다고 말해야 했고, 인우의 궁금증에 엄마는 우리들이 다 크면 그때 깨어날 것이라고 말해주어야 했다.   차마 인우 앞에서 눈물을 보일 수 없었던 너무나 어른스럽기만 한 어린 진주였다.

 

  진주가 엄마를 다시금 회상하는 이 시간을 갖게 된 것은 풀빵엄마가 진주와 인우에게 남긴 영상 편지 때문이었다.   풀빵엄마는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영상에 담았고, 우리들은 그 영상 속에서 진주와 인우처럼 엄마의 사랑을 절절하게 느끼게 되었다.  

[진주야, 인우야.   어제 엄마는 깨달은 게 있어.   엄마에게 '살고 싶다', '살겠다'는 것은 소원이나 희망, 바람 같은게 아니었어.  

엄마로서 내가 해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이자 책임....-중략-......그렇게 너희들이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서 너희들과 함께 하는 게, 엄마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인 거야.  /159-160쪽]

  풀빵엄마는 암과의 싸움에서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위한 책임을 다하는 엄마이고 싶었으니깐, 아이들의 그늘막이 되어주는 엄마이고 싶었으니깐, 그녀에게는 살아가야 하는 이유들이 있었으니깐 절대 삶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런 풀빵엄마의 사랑을 아이들이 분명코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지된 엄마와의 시간 속에 쌓여가는 그리움은 이제 겹겹이 상실의 눈물이 흘려내는 아픔이 아니라 엄마가 남겨준 사랑의 웃음으로 담아질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진주도 말하지 않았던가.  이제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 지을 것이 아니라 엄마와의 추억 속에서 엄마의 사랑과 웃음을 기억할 것이라고, 그렇게 이젠 상실의 아픔이 흩뿌리는 그리움이 아니라 사랑의 햇살을 내리쬐어주던 엄마를 기억하는 그리움으로 간직하게 되는 진주와 인우를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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