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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를 지킨다는 의미의 이름 말비나.

2011. 8. 29. 22:21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빨간모자 울음을 터뜨리다 - 10점
베아테 테레자 하니케 지음, 유혜자 옮김/대교출판


  폼쟁이가 계속 그 아이에게 이름을 물었다.   "네 이름이 뭐야?"

  소녀는 이제 자신 있게 그 이름을 말할 수 있다.   권리를 지킨다는 의미를 가진 이름인 말비나라고....

 

  곧 만으로 열 넷이 되는 말비나, 하지만 아직은 만으로 열 셋인 말비나이다.   어린 아이라서일까, 가족은 그 아이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지금 그 아이가 두려움에 몸을 떨어대면서도 힘껏 소리내었지만 가족들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그 아이는 자신의 두려움의 비밀을 삼켜 버렸다.   스스로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해버렸다.   그 아이가 가진 이름의 의미와는 달리 행동하게 된 것이다.

 

  말비나가 아빠에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뽀뽀를 했다고 말이다.   그러나 아빠는 그 이야기를 심각하게 듣지 않은 채, 단지 할아버지가 특별히 더 말비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말비나는 가족 중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던 오빠에게 말했지만 역시 아빠와 같은 반응이다.   하지만 말비나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행하는 행동들이 단순히 가족으로서 아끼는 마음의 행동 이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가족들은 말비나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아니, 진지하게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말비나는 더이상 아무에게도 그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할아버지는 말비나만 이상한 소녀 취급을 당할 뿐일 거라면서 입단속을 하라고 엄하게 이야기하기도 했으니...

 

  말비나는 할아버지의 집에 가는 것이 너무나 싫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계실 때에도 그랬지만 그땐 사랑하는 할머니가 있었기에 그나마 말비나는 마음을 달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할머니가 없는 할아버지의 집, 그곳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있는 일은 너무나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부모님은 싫다는 말비나를 계속 할아버지 집에 보내고 있다.   홀로 계신 할아버지가 불쌍하지도 않느냐면서, 할아버지는 손자들 중 말비나를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데 왜 그러느냐고 말이다.  

 

  말비나에게 친구가 생겼다.   피아노 학원을 함께 다니면서 알게 된 리지, 그 아이가 있어 말비나는 할아버지와의 일을 애써 잊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   리지와 폐가인 별장에서 놀기도 하는데, 그곳에 새 동네에 사는 남자 아이들이 들이닥쳤다.   리지와 말비나는 별장을 지키기 위해 그 남자 아이들과 전쟁을 선포하는데....

 

  말비나에게 남자 친구도 생겼다.   새 동네에 사는 남자 아이들 중의 한 명인 폼쟁이, 리지가 그 아이를 보면서 지은 별명이다.   이 폼쟁이가 자꾸만 말비나의 주위를 어슬렁댄다.   은근히 말비나의 마음도 그 아이에게 자꾸만 닿는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이웃인 비첵 아줌마, 부모님보다 더 말비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고 말비나를 눈여겨 바라본다.

 

  이 책은 열 네살의 어린 소녀가 어린시절부터 친할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겨운 일이었을텐데 가족은 이야기를 들어도 흘려듣고는 진지하게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의 말보다는 어른인 할아버지의 말을 더 믿는 것이었다.   소녀가 그나마 견디면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리지라는 친구가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폼쟁이와 자신의 권리를 지키라고 말해주던 비첵 부인으로 인해, 말비나는 비로소 자신의 이름이 가진 의미대로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힘겹게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전부 다 소리내어 말하게 되는 말비나...

 

  이 책은 독일 올덴부르크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책이라고 한다.   청소년과 그 부모들인 어른들이 함께 읽어볼 만한 그런 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권리를 지킨다는 것, 말비나가 겪은 일 앞에서 행하기 힘든 행동일 것 같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자신의 권리를 지켜야 함을 또한 그럴 수 있도록 어른들이 가족이 앞서서 나서 주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될 것 같다.    어린 아이들이 절대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도록, 그 아이들의 잘못도 아닌 일 앞에서 말이다.    침묵은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이다.    아이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은 가족이며 어른임을, 그 아이를 다시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존재임을 그렇게 책임 있는 어른이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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