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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비명으로 본 삶의 의미, 인생열전

2011. 9. 17. 16:10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인생열전 - 8점
박영만/프리윌

  삶은 죽음이라는 것과 언제나 함께 온다.   태어난다는 것은 언제가는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그러하기에 우리들은 더욱 열심히 주어진 시간 안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삶에 대한 집착이 클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삶이란 그런 집착으로 영원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면, 두려움으로 맞이하기 보다는 반가운 친구를 맞이하듯이 대면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묘비명을 쓸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삶을 그런대로 잘 살아내었다는 자기만족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라고 늘 생각해왔다.   알지도 못하는 타인들에게조차 내 삶이 그래도 괜찮게 살아내었다는 인식을 안겨주었다는 생각이 들 때, 비로소 묘비명을 남길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말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지만, 사람은 죽어서 그 살아온 삶의 향기를 남기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 향기가 추한 악취이지는 말아야겠고, 그 남긴 삶이 향기일 수 있었던 것을 남은 우리들이, 타인들이 알 수 있는 것은 묘비명일 것이다.   삶은 죽음이라는 끝자락에서야 비로소 타인들에게 기억으로 남겨지는 것이 될테니 말이다.   묘비명이야말로 그 살아온 삶을 표현해내고 함축시킨 글귀이기에 말이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낯설지 않은 역사 속의 문인들이나 정치인들 등의 묘비명들을 모아 놓은 글이다.   그들의 삶을 소개하고, 그들이 남긴 묘비명들을 보며 저자의 생각 역시도 짧막하게 언급되어 있다.   이 책에 소개되어진 사람들의 삶은 죽음 앞에 당당할 수 있을만큼의 삶들을 살아내었고, 그러하기에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함축시켜놓은 묘비명을 보면서 우리들의 삶 역시도 의미롭게 살아내어 묘비명에 남겨질만큼, 죽음 앞에 당당할 수 있을만큼 찰나를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테르의 묘비명은 이러하다.   '여기 이 사람은 인간의 정신에 강한 자극을 주고 우리들을 위해 자유를 준비했다', 그의 삶이 남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묘비명이지 않은가.   친구들에 의해 적혀진 파스칼의 묘비명에는 '근대 최고의 수학자, 물리학자, 종교철학자인 브라이스 파스칼.  그는 여기 잠들었지만 그의 명상은 계속될 것이다.' 라고 쓰여 있다.   게일 보든의 묘비에는 이런 글이 있다.   '나는 시도하다 실패했다.   그러나 다시, 또 다시 시도해서 성공했다.'

 

  진시황처럼 불멸의 삶을 살고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삶이란 얼마나 오래 사는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한 가치임을 안다면 그래서 이 책 속의 묘비명들과의 대면은 결국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느껴야 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살아온 삶의 향기를 남기는 것, 그것이 바로 묘비명이며, 살아온 삶을 새겨놓은 비망록이기에 말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온다.   삶 역시도 태어난 이상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이다.   그 삶의 시간이 얼마나 길고 짧은가는 우리들이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일을 향기로 기억할 수 있게는 만들 수 있다.   비망록을 새겨놓고싶을만큼의 삶을 살아내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   그래서 이 책의 그들처럼 우리들의 묘지에도 내가 쓴 혹은 지인들이 적어주는 묘비명을 남길 수 있는 삶을 살아내는 것, 나는 '이러 이러한 삶을 살아내었소.' 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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