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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여자

2012. 7. 5. 15:53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사랑받지 못한 여자 - 10점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북로드

  이 책은 넬레 노이하우스가 만들어낸 명콤비인 피아 형사와 보덴슈타인 반장의 첫 번째 이야기가 된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란 시리즈 4편의 첫 국내 소개이후 저자의 책들이 속속 번역되어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즉, 이 책은 시리즈의 1편이 된다.   

 

  저자의 이 시리즈는 늘상 기대에 부응하는 바를 실망시키는 일이 없었음을 기억한다면 이번의 책 역시 그 재미는 여전하다는 것을 말해야 할 것 같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죽음, 사건이 터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자살처럼 보였지만 실상 그 이면을 파고든 검은 장막을 열어젖히는 순간, 컥~하고 놀란 숨을 삼켜야 한다.

 

  하르덴바흐 부장검사의 자살과 전망대에서 떨어져 죽은 이자벨 케르스트너의 죽음은 서로 연관이 없는 듯이 시작하였지만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을 때 드러나게 된다.   미모 하나에는 자신만만했던 이자벨은 그 이쁜 얼굴로 이 남자 저 남자를 유혹하는 일을 좋아했고 그 일이 부업이 되기도 한다.   결국 죽음을 부르게 되기도 했지만 이는 이자벨이라는 여인의 끝없는 돈에 대한 욕심이 불러 일으킨 참극이었음을 빠트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자벨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인신매매, 마약밀매 등등 속속 드러나는 기업의 비리가 이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것일까 그 끈을 부여잡게 된다.   또한 한 여인의 끝없는 돈에 대한 욕심은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지경까지 오게 만드니 탐욕이란 그 올가미가 억센 블랙천사의 손길인 것 같다.   범인 역시 결국 돈에 눈이 멀어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이렇게 그 입막음을 위한 이자벨의 죽음을 사주하게 되는 것이 아니던가.   엮이고 엮이며 꼬이고 꼬이는 것, 불법에는 비밀이 없음을 결국 죄는 처벌받게 되어 있음을 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은 누구는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는 누구를 사랑하는 복잡한 사랑의 화살이 난무한다.   고로 질투의 날카로운 화살촉은 그 대상을 향하게 된다.    사랑의 뒷면은 질투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가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간혹 잊는 것이 아닐까.

 

  끝까지 누가 범인인지 모르게 자꾸만 다른 용의자들을 의심하게 만드는 저자, 수많은 단서를 수집하고 증언을 들어도 범인의 존재는 쉬이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범인은 누구일까.....

 

  또 다시 저자의 책을 만나고 피아와 보덴슈타인을 만났다는 사실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들을 따라 함께 풀어가는 사건의 진실, 하나씩 파헤쳐지는 그 진실 속에서 흥미로움의 파도가 넘실댐을 아득하게 즐기게 된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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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소년이 지구의 하나님이 되어다.

2012. 6. 25. 07:54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전지전능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부러워 할 일인 것 같다.    어떤 영화에서는 하나님이 되는 것이 힘든 일이란 것을 보여주었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이 된다면 재미있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하나님이 된 소년이 있다.   완전 부러운 녀석이 말이다.   엄마가 도박판에서 지구를 따 주었다.   지구를 따고나니 아무도 하나님의 지원자가 없다는 것이다.

 

  지구를 관리할 사람을 모집했더니 겨우 1명이 지원했으니, 그래서 모나는 자신의 철부지 아들에게 지구를 줘버렸다.    대신 미스터 B를 보조로 엮었다.   미스터 B는 아주 일도 잘 하는 유능한 사원이었지만 철부지 하나님인 소년 밥은 지구따위에는 아예 관심도 없다.   오로지 쭉쭉빵빵 이쁜 여자에게만 관심이 올인되어 있으니 그의 지구가 엉망진창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혈기왕성한 사춘기 소년 하나님 밥에게 사랑이 찾아왔다.   인간 여자인 동물원 사육사 루시였다.   루시 역시 미스터리한 밥에게 반하고 말았으니 세상은 홍수가 나고 천둥에 번개에 그치지 않는 빗 속에서 사람들은 죽어나갔다.   그래도 밥은 전혀 신경조차 안 쓰고 있다.   오로지 자신의 사랑만이 그의 관심의 전부였으니 말이다.

 

  미스터 B는 밥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싫다.   그가 사랑에 빠지면 세상의 날씨가 엉망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미스터 B는 그래도 밥이 창조한 것들 중에서 고래를 좋아한다.   위기 속의 고래를 구하고 싶은 그의 마음이다.    그는 철부지 하나님인 밥의 곁에서 떠나고 싶고, 그래서 사직서를 내고 말았다.

 

신이라 불린 소년 - 8점
멕 로소프 지음, 이재경 옮김/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철부지 밥은 그래도 창조적인 부분이 있어서 지구의 곳곳을 창조하는 일을 어떤 것은 제대로 하기도 했다.   그는 인간도 창조해내지 않았던가.    하지만 창조만 해놓았지 관리를 하지 않으니 지구의 힘든 일들은 모두 미스터 B의 몫이 되어버렸다.   밥이 철부지인 것은 그의 엄마의 모습을 따랐다는 생각도 든다.   밥의 엄마인 모나는 도박을 아주 좋아한다.   무진장 좋아한다.   그래서 딸을 아주 이상한 행성에 넘기기도 했고, 아들의 애완동물 에크를 먹으라고 도박판에 올려 놓기도 했다.   그런 엄마 밑에 아들 밥이었으니 그런 밥이 지구의 하나님이라니, 지구는 망했다~~~~라고 탄식하게 된다.

 

  밥을 보아도 하나님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기는 하다.   밥이 철부지라서 지구에는 아예 관심이 없는 하나님이기는 하지만 여하튼 하나님은 할 일이 많은 것 같고, 신경써야 할 일도 많은 것 같다.   전지전능한만큼 따르는 책임이 큰 것인 것이다.   무책임한 밥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밥의 사랑이 이루어질까......     홍수가 일어나고 있는 지구는 무사해질까......   미스터 B는 소원대로 지구를 떠날 수 있을까.....     

  철부지 소년이 하나님이 된다는 상상을 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인가 이 책이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 재미를 많이 기대했다.   책장은 술술 넘어가고, 이야기도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있다.    철부지 소년 하나님에게 맡겨진 지구의 운명, 그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은 역시 책임감이란 것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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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지의 부엌

2012. 5. 25. 16:11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칸지의 부엌 - 8점
니콜 모니스 지음, 최애리 옮김/푸른숲

   요즘은 전통 요리를 하는 식당들이 많이 줄어 들어 있다.   하지만 여기 유태계 중국인인 샘은 중국의 전통 요리사가 되겠다며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중국으로 왔다.   식당을 내기 위해서였는데, 부득이 일의 진행이 어긋났지만 요리 대회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매기는 샘을 인터뷰하기 위해 미국에서 중국으로 날아왔다.   물론 그 일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년 전에 남편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데, 지금 그의 자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으며 친자확인소송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남편을 사랑했고, 남편 역시 오로지 그녀만을 사랑해왔다고 믿어왔던 그녀였기에 놀라움은 크기만 하다.   여하튼 정말 남편의 아이가 맞는지 확인을 해보아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요리란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만 해먹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재료 하나, 하나, 요리사의 정성 하나, 하나에 철학과 문화와 역사와 신념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결국 요리란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맛나게 지글지글 보글보글 만든 음식은 절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주위의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잔치의 음식인 것이다.    요리란 내 것이 아닌 우리가 함께 하는 것일때 비로소 그 맛의 최고를 품어낼 수 있으며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샘은 할아버지가 낸 [마지막 중국 요리사]란 책을 번역하면서 중국 전통 요리의 매력에 더욱 빠져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퓨전 요리를 하고 있지만 그는 전통 요리로 승부를 걸고자 하고 그의 숙부들에게 그 요리법을 번수받으면서 요리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때 그를 인텨뷰하러 온 매기를 만났다.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는 샘, 또한 매기 역시 그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녀의 일을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고 약속을 일부러라도 잡으려고 애쓰는 그들을 보면서 사랑이 꽃피는구나하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다.  

  매기는 남편으로 아이일질도 모르는 여자 아이를 만났고, 그와 관계했던 그 아이의 엄마를 만났다.   이제 서서히 진실은 그 커튼을 열려고 한다.   샘은 드디어 요리대회에 참가하게 되고.....

 

  요리가 그 바탕을 이루는 이 이야기는 요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고, 중국의 전통 요리들을 만나는 맛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또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한 여성의 마음이 치유되어가는 과정이 그려진 이야기이기도 하다.   요리란 나눔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함께 나누며 즐기는 시간, 그것이 바로 먹는 최대의 즐거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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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의술을 배우기 위해 유의태의 제자가 되다.

2012. 4. 18. 13:19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소설 동의보감 - 상 - 10점
이은성 지음/마로니에북스

 

  한때 인기 티비 드라마 허준을 설핏설핏 시청한 적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허준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는 것으로 책을 읽으면서 새록새록 티비의 장면들과 겹쳐 기억으로 떠오르는 것이 새롭고 재미났다.     허준이라는 인물의 고뇌와 열정 그리고 절망이 어우러진 이 책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삶을 살아온 우리 역사 속 인물 허준을 되돌아 보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허준에게서 다희는 운명이었던 것 같다.   그 시각 하필이면 다희와 우연하게 만나게 된 것도, 그때 다희가 타지에서 혈혈단신이 되어버린 것도 그래서 허준이 다희를 도와 주고 그녀를 아내로 맞게 된 것도 다 운명처럼 여겨졌다.   그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양반집 여식과 천첩의 자식인 허준이 부부의 연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허준은 자신의 미천한 신분에 괴로워하면서 몸부림을 치다가 다희를 만났고, 생부가 경상도 산음현에서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갈 길을 마련해주면서 희망에 부푼 길을 나섰으나 가던 길에 돈을 몽땅 도둑맞고, 경상도 산음현에서는 그들에게 살길을 마련해줄 생부의 친구가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낙향을 한 상태, 허준에게 다시금 밀려든 절망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어머니와 아내를 데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그 막막함에 몸을 떨고 있을 때, 구일서를 만나 도움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가 정착하기로 한 산음현에는 유명한 의사로 유의태 의원이 있었으니 드디어 허준과 유의태의 만남이 시작된다.

 

  허준은 유의태와 같은 의원이 되기를 꿈 꾸게 된다.   그의 밑에서 제자로 살면서 어깨 넘어 의술을 배워나가던 허준의 열정은 과히 대단하다싶을 정도였다.    또한 내의원이 되기를 소망하게 되면서 그는 유의태의 밑에서 6년의 세월을 넘어서고 있었다.   온갖 텃새도 심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을 정성과 열정으로 해낸 허준은 유의태의 눈에 띄였던 것인지 "믿어볼 만한 아이!"라는 스승의 인정 속에 창녕 성대감 댁의 노마님의 중풍을 치료하기위해 나서게 된다.

 

  허준은 어깨 넘어 명의 유의태의 의술을 배우게 되지만 단 한 순간도 허투른 몸짓따위는 없었다.   병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유의태의 마음처럼 정성으로 병자에게 다가서고 약제를 구할 때 역시 건성이 아닌 정성으로 캐어 잔뿌리조차 상하지 않게 했다.   허준은 스승 유의태를 닮아가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허준에게는 하나의 자격지심이 있었으니 미천한 신분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신분이 자식들에게 되물림될 것이라는 통탄할 사실 앞에 그는 스승을 배신하게 되어버리고......

 

  유의태에게 쫓겨난 허준은 몇 해의 세월 속에서 배워왔던 의술을 버리기로 한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연연치 않고 세상을 원망하며 진실되고 올바르게만은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고 입신양명하는 일에 있어 자신의 미천한 신분이 늘 걸릴돌이 되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어찌 든든한 후원하나 없이 살아갈 수 있냐며 한탄하고 반항하면서 끝끝내 유의태를 찾아가려 하지 않는 허준.....그러나 그는 다시 내의원의 꿈을 꾸며 의술의 세계로 돌아가는 듯 하다.   여기까지가 상편의 이야기이니 중편과 하편에서 연이은 허준의 삶을 찾아 읽어볼 일이다.

 

  허준이란 조선의 명의였던 이 사람이 참 인간적으로 다가왔던 상편의 이야기들이었다.   미천한 자신의 신분에 대해 연연하며 절망하는 그의 모습에서 흐트러지기도 하지만 그는 동의보감이라는 세상의 보물을 내놓게 되니 그의 인간 됨됨이가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병자를 먼저 생각하고, 그들을 돌보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그를 보면서 그야말로 진정한 명의 중의 명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의학서의 모방이 아니라 우리의 의학서를 만들어 되레 중국인들이 동의보감을 경탄하며 우러르게 만든 허준, 그의 이야기가 그려진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단박에 지나갈만큼 흥미롭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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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무사 이성계

2012. 4. 16. 17:40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시골무사 이성계 - 8점
서권 지음/다산책방

  이성계가 누구란 말인가.   바로 조선을 세운 사람으로 우리는 그를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성계는 늙은 뒷방 변방의 노인정도의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권문세족의 부정부패가 심했던 고려말, 고려는 기울어가고 있음은 명확해 보였다.    하지만 그 누가 고려를 배신할 수 있다는 말인가.   아직은 그들이 이고 있는 하늘은 바로 고려였으니....

 

  이 책은 이성계가 가별치 부대를 이끌고 승리를 이끈 황산대첩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인월로 가라, 인월로 가서 나라를 구하라."  

  아버지처럼 따르던 최영 장군에게 이성계는 이런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정예부대의 지원 없이 가별치를 이끌고 그곳으로 가는 것은 이성계보고 죽으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였을만큼 힘든 싸움터로 보내는 것이었다.   고려 말의 권문세족들은 신진세력인 이성계를 달갑게 여기고 있지 않았다.   그를 고작 뒷방의 늙은이 취급을 하면서 이성계가 무너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변안열이 도체찰사로 이번 전투에 따르게 되었지만 사사건건 이성계와 마찰을 입게 되니 오히려 그가 걸림돌처럼 여겨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법도 모르는 무식한 이성계라고 몰아세우는 변안열을 보면서, 자신의 전법대로 해서 패전하게 된 싸움에 대한 책임마저 자신을 따르지 않은 이성계 탓으로 넘겨 버리는 그를 보면서 참, 어리석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시종일관 전쟁 장면으로 채워져 있는 이야기였다.   이성계라는 인물이 조선을 세운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용맹을 떨친 전쟁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은 적은 없었다.   이 책은 바로 이성계가 황산대첩에서 왜구를 물리친 이야기로 채워져 있으니 이성계라는 인물이 다만 아들 이방원의 크나큰 도움 아래 조선의 왕이 된 것이 아닌 그의 능력이 출중했음 역시 있었음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권문세족들은 그를 변방의 뒷방 늙은이라고 말했지만 호랑이는 늙어도 호랑이임을 그들은 몰랐던 것 같다.     뭐, 부하들의 도움이 언제나 뒤따르긴 했지만 부하들이 그를 믿고 따른다는 것 역시 리더십이지 않겠는가.

 

  처자식까지 죽이고 온 왜구들이었다.    일본의 남북조시대 남조의 멸망은 그들의 무리들을 왜구로 만들었고, 그 왜구의 일부는 고려를 침범하려고 현해탄을 건넜다.   그들의 일념은 오로지 다시 남조를 세우겠다는 것이었지만 왜 하필 고려를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인지 원.....여하튼 죽기를 각오하고 관까지 짊어지고 온 아지발도이지 않던가.   어린 장수이지만 그 지략만큼은 이성계조차 땀을 삐질 흘릴정도로 힘겨운 상대였다.    뭐, 결과론적으로는 이성계가 이기지만 말이다.

 

  서로의 적지에 간인을 심어놓고 서로의 전술을 훔쳐내는 전쟁터의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었다.   활이 날아다니고, 말발굽소리가 땅을 울리고, 포위대고, 아끼던 동료의 죽음을 눈물을 삼키며 지켜봐야 했다.    여성 독자들이 읽기에는 조금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쟁의 이야기만 있으니 그다지 여성 독자를 사로잡을 이야깃거리가 없었다.    그래도 이성계라는 우리의 역사 속 인물에 대해서 더 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나게 해주었던 것은 흥미로웠던 것 같다.    또한 황산대첩이라는 우리의 역사 속 한 장면에 대해서도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기에 그 안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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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기적을 이루어낸다.

2012. 4. 9. 10:47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잠이 든 당신 - 8점
김하인 지음/느낌이있는책

   김하인이라는 저자를 누구나 한번쯤은 만나 보았을 것 같다.   한창 [국화꽃 향기]가 화제작으로 떠올랐을 때를 시작으로 말이다.   그가 감동의 실화 소설을 들고 우리들에게 찾아왔다.   삶이란 결국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

 

  사랑이 없는 삶이란 삭막함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하기에 우리들은 삶 속에서 사랑을 만나고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함께 기쁨과 행복을 일궈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가 있어 내가 행복한 시간, 그것은 삶이란 것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석민은 소도시에서 집배원으로 일을 하는 젊은 청년이다.   그가 진부초등학교로 부임하여 온 선영이라는 여인을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단 한 순간의 스치듯한 만남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 짧은 시간, 석민은 사랑을 만들어냈고 선영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보냈다.   결혼까지도 염두에 둔 사랑이 철철 넘치는 그런 편지였지만 사실 선영의 입장으로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고백 편지였을 뿐이다.   단 한번도 제대로 만난 적이 없는 두 사람이였으니 말이다.   사실 선영은 그 사람을 기억조차 할 수 없을 수도 있었다.   스치듯 인사를 나누었을 뿐인 그를 어찌 기억에 담아 둘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선영은 그 황당한 고백 편지를 자꾸만 읽으면서 그가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전해 들은 그의 평판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 말이다.   해서 선영은 그와 교제를 시작한다.

 

  선영의 집에서는 석민을 반대했다.   하지만 그들은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고 행복한 신혼 생활의 단꿈에 마냥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랬는데.....선영이 사고를 당하고 만다.   머리를 크게 다친 그녀는 식물인간의 경계선 사이를 오가면서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에서 누워 있게 되었다.   석민은 선영의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으면서 지키고 있었고....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이 사실일까싶을만큼 그 사랑이 감동적이다.   석민은 선영을 극진하게 간호하고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었던 선영은 아기까지 출산하는 기적을 이루어내니 말이다.   실낱같은 숨을 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선영의 상황은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놀라운 것이라고 했다.   침대에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던 그녀가 아기를 출산하고 그리고 의식을 되찾는 일은 분명 사랑의 힘이었다.   사랑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다.    나는 석민의 그 사랑이 놀라웠다.

 

  삶은 사랑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기에 삶이 있는 것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석민과 선영은 사랑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야기이기에 더욱 절절한 감동이 있는 책이었다.   당신이 잠든 사이, 사랑은 결국 당신을 깨웠다.   깨어날 것 같지 않던 당신을.....기적을 일구어 낼 수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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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소년, 에도 시대에 나타나다.

2012. 4. 4. 18:50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촌마게 푸딩 2 - 10점
아라키 켄 지음, 미지언 옮김/좋은생각

  일상이 재미 없는 도모야는 학교 생활도 싫고, 공부도 싫고, 야스베에게 배웠던 검도도 싫고, 그러다 편의점에서 도둑질을 하게 된다.   그리고 도망쳐 나온 도모야는 길을 걷다 둥그런 웅덩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둥그런 웅덩이, 이것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 도모야이다.   즉, 에도시대에서 타임슬립하여 왔던 야스베 아저씨가 바로 이 출구로 시대를 오갔으니 말이다.   도모야, 그 웅덩이에 손을 대어 보는 순간 빨려 들어가면서........여기는 야스베 아저씨가 있는 에도 시대.

 

  촌마게 푸딩의 1편은 에도 시대의 사람인 사무라이 야스베가 타임슬립하여 21세기로 왔었지만 지금은 반대로 21세기의 소년 도모야가 야스베 아저씨가 있는 에도 시대로 갔다.   야스베 아저씨에 대한 그리움인가...    여하튼 멋 모르는 과거의 시대라지만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위안이 된다.   그리고 미래의 소년이니 과거사를 역사 수업 시간에 배웠다는 사실도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 것도 같다는 나름의 추측이 든다.   어차피 타임슬립을 해야 한다면, 미래로 가는 것보다는 과거로 가는 것이 더 재미날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근데 조금 답답한 구석도 있는 것 같다.   유구무언일세,,,가 되어 버리니 말이다.   허투른 실수로 잘못 말을 하게 된다면 그 파장을 어이할꼬, 과거를 건드려 미래를 엉망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도모야, 이 중학생 21세기의 소년은 에도 시대의 사람들 시선 속에서 요상한 옷차림과 머릿모양을 한 외국인이다.   쇄국정책을 하고 있는 쇼군인데 말이다.   그래도 아는 사람 야스베 아저씨가 있으니 다행스러운 에도 시대였으나, 야스베 아저씨가 집 나가고 없다고 한다.   찾을 길이 막막하기만 한데, 린타로라는 사무라이 가문의 자신보다는 어린 소년을 만나게 된다.   11살이라고 했던가, 그 린타로가 사촌 누나인 센에게 도모야를 데려가면서 도모야 인생에 가부키 배우가 되는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된다.   유명 스타가 되어 스타병에도 걸려보는 도모야는 외국 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대범한 인터뷰를 하는 바람에 감옥행이 되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그 감옥에서 야스베 아저씨를 만났다는 것일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여러차례의 고문을 이겨내고 있는 야스베 아저씨, 이 책은 야스베 아저씨 구출작전이다.

 

  21세기의 소년이 에도 시대로 들어오면서 온갖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소년, 21세기의 자신의 고민은 쓸모 없는 인간이란 사실이었는데, 여기에서는 감옥에 있는 야스베 아저씨를 구명하기 위해 애쓰기도 하고, 유배지로 가는 도중에 한 시계장인을 만나 극적으로 무죄로 풀려나기도 하고, 쇼군 앞에서 야스베 아저씨랑 푸딩도 만들고....

 

  야스베 아저씨는 말했다.   [" 지금은 희망이 없어 보일지라도 살아 있는 동안은 어떻게든 다시 일어날 수 있어."/126쪽]      도모야는 21세기의 자신의 삶 속에서 자신을 쓸데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을 했다.   아직 남은 삶이 더욱 많은 고작 십대의 인생이었으면서도 말이다.   에도 시대의 도모야는 유배까지 가면서 다시는 21세기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게 되었었다.    하지만 야스베 아저씨 말처럼 살아 있는 동안은 어떻게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희망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도모야는 다시 21세기로 돌아 왔다.    그가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조금 슬프다.   그래도 그의 말처럼 그는 21세기의 소년이고, 21세기의 삶에서 최선으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에도 시대에서 만났던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말이다.    각자 제 자리에서 그렇게 자신의 몫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살아가는 동안은 희망이 보이게 마련이다.    절망 끝에도 그것은 절망의 끝이 아닌 희망의 물꼬를 만나기 위한 지점이란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아직 다 살아 보지 않은 인생, 어느 시점에든 쓸데 있는 인간이 된다.   희망 없는 인생은 없으니 말이다.    사무라이 일을 그만두고 푸딩을 만들며 제과점을 하는 에도 시대의 야스베 아저씨, 도모야 엄마와의 사랑을 이루지는 못 했지만 그는 에도 사람으로 에도 시대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었다.   21세기 그의 후손이 가업을 이으며 제과점을 꾸려가고 있지 않은가.   재밌게 책장이 손끝을 스치는 책이었다.   오래 자리를 붙박고 앉아 있지 않아도 될 만큼 눈깜짝할 새 읽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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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1 - 10점
팀 보울러 지음, 신선해 옮김/놀(다산북스)


  다만 거리의 부랑아라고만 생각했다.   집도 가족도 친구도 없는 외로운 소년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아이는 외로운 아이이다.   하지만 그 외로움은 스스로가 선택한 외로움이었다.   도시에 숨어 살아가야 하는 아이, 숨 죽이면서 그렇게 살아가야 그나마 살아 남을 수 있다.  

 

  소년은 소매치기로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동네의 여자 깡패 무리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옷도 찢기고 발길질도 당하며 상처를 입었다.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지만 메리라는 이름의 할머니가 소년을 도와준다.   메리 할머니의 집을 따라 들어가서 옷도 받아 입고, 신발도 얻어 신었다.   그리고 막 나가려는데, 괴한이 찾아왔다.   도망치는 소년의 뒤로 들려오는 두 발의 총성~~~~~~

 

  소년을 도와준 메리 할머니가 걱정이 되었다.   그 총성의 소리가 혹 메리 할머니를 향했던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다시 조심스럽게 찾아간 메리 할머니의 집엔 그러나 동네 여자 아이 깡패인 트릭시의 시체가 있다.   그리고 무서움에 정신을 잃을지경으로 떨고 있는 베키라는 소녀와 그 괴한.....

 

  소년에게도 이름은 있다.   아니 있었다고 말을 해야 할까.   소년이 좋아했던 베키라는 여자가 소년의 이름을 블레이드라고 지어 주었다.   하지만 베키는 죽었다.    그리고 소년이 사랑했던 베키와 이름이 같은 소녀가 지금 앞에 있다.   이름이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자꾸만 소녀에게 신경이 쓰인다.   소녀를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없다.  

 

  베키는 괴한이 소년을 블레이드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칼을 잘 쓴다는 이야기도.....   베키는 소년에게 자신의 딸 재스를 깡패 무리 속에서 데려 나오는데 도와 달라고 한다.   그 청을 뿌리치지 못하는 소년은 위험을 무릅쓰고 재스를 구하러 갔다.   이젠 베키와 4살박이 소녀 재스와 소년이 셋은 도망자가 되었다.

 

  책을 읽는내내 소년은 독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   불만 가득한 이 소년의 말투가 처음엔 거슬렸지만 사춘기의 그 또래 아이들은 이유 없는 반항이라는 것을 하지 않던가.   실은 소년은 세상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 같았다.   과거에 사랑하던 여인을 잃기도 한 소년이었기에 세상이, 삶이 아름답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소년은 과거로부터 도망치려고 애쓰고 있다.   즉, 블레이드라고 불리던 시절로부터 말이다.   하지만 과거 그를 블레이드라고 불렀던 이들은 그를 다시금 과거 속으로 끄집어 내리려고 한다.   과거를 떨쳐내고 싶은 소년과 과거 속으로 다시금 돌아오라고 하는 무서운 과거의 그림자들은 과거를 떠난 채, 숨어살던 소년을 찾아냈다.  

 

  베키와 소년은 유난히 재스에대한 집착이 강한다.   이유라면 4살박이 재스는 사람들에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을 보이기때문이다.   누군가의 믿음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을 것 같은 거리의 부랑아들인 베키와 소년이기에 재스가 그들에게 보이는 무조건적인 믿음은 그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그 어떤 위험 속에서도 재스만은 그들 곁에 있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그들이 스스로 자초하는 위험이 얼마나 많던가.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낼 수 있었다.   불만투성이인 이 시비조의 소년에게 그리고 민폐캐릭인 베키에게 자꾸만 화가 났지만 손길을 멈출 수는 없었다.   소년은 과거를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소년에게 과거는 사라지지 않는 흉터를 남긴 낙인이었다.   지우고싶어도 떨치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으며, 떨쳐지지 않는 소년의 과거였던 것이다.   소년은 허세쟁이처럼 느껴졌다.   싸워야 하는 순간을 만났을 때마다 독자인 우리들에게 블레이드로 불리던 시절의 칼잡이 명성을 어찌나 뻐기며 말을 하던지.....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소년은 과거의 명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칼을 잡았을 때 소년은 떨고 멈칫한다.   옛적처럼 결단력 있게 행동하지 못한다.   그것은 아마도 그토록이나 떨쳐내고 싶은 과거의 모습이기 때문인 것 같다.   소년은 과거를 버리고 싶다.   블레이드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던 그 시절을 말이다.

 

  2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소년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메리 할머니가 다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앞서 설레발을 치며 추측을 해보면 메리 할머니는 변장 경찰같다는 생각이 든다.   괴한이 쳐들어 왔을 때, 소년에게 도망가라고 말했던 것도 메리 할머니였고, 메리 할머니의 집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실상 할머니의 집이 아니었으며, 쓰러져 있던 소년에게 "블레이드"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소년은 메리 할머니에게 이름을 알려준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아니면 말구.....여하튼 메리 할머니의 정체가 궁금하기는 하다.   나도 그 할머니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살아 있었으니 놀라운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다음의 이야기에서는 적나라하게 소년의 과거가 드러나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도망치고 싶어하는 소년의 과거, 그 과거 속의 무서운 무리들은 여전히 소년을 쫓고 있으니 그들의 정체도 밝혀지겠지.    다음 이야기에서는 소년을 이제 블레이드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모두들 그의 이름이 블레이드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으니 말이다.   여하튼 지금의 소년은 블레이드라고 불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소년이 블레이드라고 불리는 순간, 소년은 그토록이나 벗아나고 싶은 과거에서 결국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일테니.....그땐 더이상 칼을 손에 쥐고서도 떨지도 않고 멈칫되지도 않겠지.   스스로의 과거를 인정하기 시작한 그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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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인에게 받게된 이별 통보

2012. 2. 28. 12:14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아마도 사랑 이야기 - 8점
마르탱 파주 지음, 강미란 옮김/열림원

  자동 응답기에 남겨진 그녀의 목소리는 낯설다.   낯선 여인의 그 이해할 수 없는 남겨진 말은 책 제목처럼 아마도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 그의 삶이 되어 버렸다.   그것은 정말이지 아마도... 사랑이었는지도 모른다.    낯선 여인과의 그 사랑 이야기는.....

 

  비르질은 그녀가 누구인지 모른다.   자동응답기에 남겨진 클라라라는 그 여인이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녀의 모습도 기억나지 않고, 그녀와의 사랑도 기억나지 않는데 말이다.  

  "나야, 클라라.  미안해.   하지만 여기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아.   우리 그만 헤어져, 비르질.   당신을 떠나기로 했어."

  도대체가 사귄 적도 없는 여인에게 전해 듣는 이별 통보라니, 클라라라는 여인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종잡을 수가 없는 비르질이다.   여하튼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클라라와 이별을 하게된 슬픈 남자의 모습이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그에게 위로를 안겨주려고 바쁘다.

 

  사귄적도 없는 사람에게 느닷없이 받게 되는 이별 통보는 어떤 느낌일까.   바닷물 맛의 찝찔함일까 혹은 꿈인지 생시인지 오락가락 알 수 없는 그 상황이 황당하기만 하여 그냥 잊어 버릴 일상으로 내버릴 수 있는 일일까.   단순히 잘못 걸려 온 전화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그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있다.   기억도 나지 않는 그녀인데 그녀와 사귄 날들은 또 어느 기억의 자리에도 붙박혀 있지 못하는데 사랑한 적도 없는 여인과의 이별이라니, 그 황당한 상황에 맞장구를 치며 위로하고 있는 친구들이라니 어처구니 없는 1주일이 지나갔다.

 

  하긴 비르질의 삶은 늘상 여인들에게 차이는 이별의 시간들이 많았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그 이별의 시간을 친구들에게 위로받고 그런 반복적인 삶의 일상들이었다.   서커스를 하는 부모님을 둔 비르질은 사람과의 관계를 그렇게 제대로 맺지 못하는 처지의 남자였고, 굳이 성공을 꿈 꾸는 남자도 아니었다.   회사에서 승진을 시켜주겠다는데도 굳이 승진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비르질이다.

 

  비르질은 사귀어 본 적도 없는 클라라라는 여인과 이별을 했다.   그 이별 잔치에 푹 빠져들어버린 것인지 그는 이제 클라라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모습이 궁금하다.   아마도 이것은 그의 사랑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이제 그 사랑의 실체를 밝히고 싶다.    클라라를 찾아 나서는 비르질.

 

  사랑이 아니었지만 아마도 사랑이 되어버린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비르질에게 이렇게 찾아온 황당한 이별처럼 소리 없이 다가왔다가 느닷 없이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랑은 오랜 기억 속에서 떨쳐내어지지 않고 어떤 사랑은 비르질처럼 기억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물론 비르질은 진짜 클라라와 사귄 적이 없어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랑이지만, 사랑엔 가벼움도 짙음도 깊음도 있다.   그 어떤 사랑을 선택할 것인지는 그래서 그 사랑에 어떤 책임들을 질 것인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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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구요.

2012. 2. 14. 10:07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그 여자가 우리 엄마야 - 10점
로즈 임피 지음, 서민아 옮김/놀(다산북스)

  이 소년의 엄마는 땅 속에 묻혀 있다.   그렇다고 죽은 것이 아닌가하고 놀랄 필요는 없다.   단지 기네스북에 오르기 위해서 관보다 조금 더 큰 상자 속에 갇혀 땅 속에 있을 뿐이다.   150일만 그렇게 있으면 기록을 깰 수 있다.   할아버지가 세운 기록을 깨고, 할아버지의 기록을 깬 누군가의 기록을 넘어 소년의 엄마는 기록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이제 며칠만 더 기다리면 된다.   여태 기다려 왔으니 며칠정도야 참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여하튼 엄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는 있으니 말이다.

 

  이 소년의 나이는 열 세살이다.   그 어린 나이이기에 아직은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가 아침에 모닝콜로가 아닌 직접 방으로 찾아와서 깨워주고, 엄마가 차려주는 따스한 밥을 먹고, 엄마에게 이것저것 고민과 일상의 이야기도 하고싶은 조던은 엄마가 필요한 어린 소년이다.   그래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기네스북에 오르기 위해서 땅 속에 묻혀 있는 엄마가 말이다.  

 

  조던에게는 엄마와 언니의 결혼식에서 연달아 들러리를 서야하는 마틴이 있고, 아빠의 가게에서 초콜릿이나 담배를 훔쳐 축구 동아리 아이들에게 갖다 주면서 그들과 함께 축구를 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아나드가 있다.   참 친한 친구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자신만큼 걱정을 해주는 것 같지는 않아 조금은 서운하다.

 

  조던은 할아버지가 그립다.   할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즐겼던 한때를 그리며 조던은 여전히 낚시를 즐긴다.   조던의 엄마도 아버지가 그립다.   땅 속에서 오래 버티기를 신기록 세웠던 그녀의 아빠가 그녀는 그립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보이기 위해서라도 신기록을 다시 가져오고싶다.   그 아버지의 그 딸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싶은 그녀이다.   조던의 엄마를 아빠와 형은 지지하고 나섰다.   하지만 누나는 극심한 반대를 하면서 할머니집으로 가버렸다.   할머니 역시 남편에 이어 딸이 땅 속으로 들어간 것이 못마땅하다.

 

   서로를 이해하게 되어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눈물을 한소끔을 훌쩍이기도 했다.   조던이 그 추운 날 밤에 땅 속에 묻혀 있는 엄마에게 달려와 자신을 사로잡았던 고민과 엄마에 대한 원망과 서운함 그리고 그리움을 토로하던 그 장면에서 나는 조던을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봐야했다.   그러면서 그 아이를 응원했다.   150일만 엄마와 떨어져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10일을 더 연장하자고 말하는 가족들에게서...

 

  조던은 마틴과 나쁜 친구들에게 휘둘리고 있는 아나드를 걱정하는 착한 소년이다.   하지만 엄마가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땅 속에 묻혀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소년이기도 하다.   그리고 늘 엄마가 그리운 열 세살의 어린 소년이다.   이 소년의 이야기가 무척 재미나고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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