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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꺼풀

2011. 11. 6. 00:15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쌍꺼풀 - 8점
안나 지음, 김선희 옮김/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사춘기의 상징, 여드름이 얼굴에 난 조이스는 존 포드 강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   학년앨범에 그의 싸인을 받으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있는 조이스는 이쁘고 똑똑한 언니 헬렌에 비해 사람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모두들 헬렌의 동생 조이스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여하튼 조이스는 결심대로 존 포드 강에게 학년앨범을 내밀었고, 싸인을 부탁하였다.   그런데, 헐~......  그가 앨범에 남긴 글귀에는 '안녕, 린'이라는 말로 시작되어 있다.   아니, 아직도 조이스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인가, 충격을 받은 조이스이다.

 

  이 책은 학창시절의 첫사랑을 겪게 되는 조이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존 포드 강이라는 잘생긴 남자 아이를 마음에 품고 있지만, 그 아이는 금발에 쌍꺼풀이 있는 이쁜 아이들만 좋아하는 것 같다.   조이스는 쌍꺼풀도 없는 검은 머리의 한국 태생인데 말이다.   더구나 헬렌처럼 이쁘지도 않고 말이다.

 

  조이스의 가족 이민을 도와준 고모가 이들 가족에게 선물을 해준다.   조이스 엄마에게는 눈썹 문신을, 아빠에게는 양복과 키높이 구두를, 농구선수가 꿈인 동생 앤디에게는 키 크는 약을, 헬렌에게는 한복과 맞선 자리를 그리고 조이스에게는 찢어진 전형적 동양인의 눈에 쌍꺼풀을 만들어 주겠다고 말한다.   고모가 조이스에게 쌍꺼풀 수술을 선물로 시켜주겠다는 것인데, 처음에는 쌍꺼풀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가 마음이 바뀌게 된다.  

 

  요즘 시대야, 성형 수술이 성행하고 있으니 쌍꺼풀정도는 이제 가볍게 여기게 되는 경향이 되어 버린 듯 하다.     또한 성형을 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서 인생을 대하는 자세 역시 달라지고, 그래서 그 인생이 비포장길에서 포장길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니, 쌍꺼풀만으로도 이전과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면 성형을 쉬이 선택하게 되는 것도 같다.     하지만, 헬렌이 조이스에게 말하듯이 ["행복해서 문제될 건 없어.   하지만 그 행복이 가짜 겉치레 위에 세워진 거라면, 너 스스로를 바보로 만드는 거야.   난 네가 그렇게 겉치장을 하는 사람일 거라곤 믿지 않아"/191쪽] 행복은 진실 속에서 호흡하는 것이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염려하며 그들에게 단지 이쁘게 보이게 위한 쌍꺼풀 수술이라면 그것은 파도가 밀려들면 허물어지고마는 모래성과 같은 아슬아슬한 행복일 뿐일 것이다.   조이스, 그 아이 역시 아직은 자아를 찾아가는 길 위에 서 있는 젊은이의 어린시절이고, 그러하기에 허세에 치우친 결정에 파고들어가는 실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쌍꺼풀이 있고 없고는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 아니다.   이 책은 결국 조이스의 그런 마음의 성장을 볼 수 있게 되고, 인생에서의 자아를 찾아가는 일이 외모에 있지 않음을 우리들은 생각하게 된다.  

 

  잘난 언니 밑에서 열등의식을 느끼고, 예쁘지 않은 얼굴에 대한 컴플렉스도 느끼고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게도 되는 조이스지만 그런 조이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지나온 우리들의 사춘기적 모습의 일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쌍꺼풀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질문이 조이스에게 던져졌고, 더불어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조이스, 그 아이의 가족과 그 아이의 친구 지나, 그 아이가 사랑한 남자 아이 존 그리고 사진작가가 되겠다고 말하는 샘을 만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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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밖에 없는 무사 한에몬을 만나다

2011. 11. 5. 00:29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바람의 왼팔 - 10점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들녘(코기토)

  센고쿠 시대의 무사, 한에몬 이 남자에게 반했다.   도자와 가문의 아래에서 공로 사냥꾼이라는 별칭으로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한에몬은 센고쿠 시대의 완전한 무사상을 보여주는 그런 남자이다.   오로지 무공을 높이기 위해 목숨조차 아낌없이 내어버리는 철저한 무사의 피가 흐르는 한에몬, 그가 사랑했던 여인 스즈가 즈쇼를 능가하는 무공을 세워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를 떠나서 그는 스스로도 무공이 드높은 무사이고 싶었던 사람이다.   드높은 무공에 살고 죽는 센고쿠 시대의 무사들, 한에몬은 그 시대의 사람이었다.

 

  전장에서 무공을 드높이고 싶어하는 무사 한에몬, 하지만 차세대 맹주로 지목되고 있는 즈쇼의 아래에서 고다마 가문과의 전쟁을 치르게 되었다.    그곳에서 고다마 가문의 맹장 기베에를 만나고, 둘은 적으로 대면하게 되지만 서로의 인품과 무사의 능력을 인정해주게 된다.   한에몬만이 매력적인 인물인 것은 아니고, 한에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기베에 역시 멋진 인물이다.   마치 제갈량과 방통같다고 할까.   물론 그들은 지략가고 이들은 무사이지만 그 실력이 막상막하라는 말을 말하고 싶었다.

 

   한에몬을 처음부터 사랑하게 된 것은 아니다.   그가 사냥꾼 꼬마 고타로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게 빠져드는 만큼 이 책의 매력에 허우적되게 되었다.     우리의 꼬맹이 사냥꾼 고타로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하지만 늘 놀림을 당하고, 바보 취급을 당하기 일수이다.   그의 오른손 사냥 실력은 그다지 뛰어난 것도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그가 왼손으로 화승총을 들었을 때, 그 아이는 달랐다.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고타로의 소원을 받아들이지 않는 할아버지 요조는 고타로의 바로 그 왼손 화승총의 실력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에몬은 고타로의 왼손 화승총 실력을 보게 된다.   아니 화승총 사냥대회에 모여 있던 모든 사람들이 고타로의 그 실력을 보았다.   할아버지는 어린 고타로가 그 실력 때문에 전쟁터에 불려나가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인데, 한에몬 역시 할아버지의 그 마음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었는데, 결국 고타로는 왼손으로 화승총을 쏘아 전쟁터에서 무공을 세우게 된다.   사냥으로 새를 죽이고는 그 새에게 미안해하며 울음을 보이던 그 여리고 착한 아이에게, 사람을 절대 죽일 줄 모르는 연약했던 아이를 한에몬은 전쟁터에 데리고 나가게 된다.   할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갚으라면서....

 

   센고쿠 시대의 무사들이란 폼생폼사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센고쿠 시대의 무사 모습을 아주 잘 표현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에몬은 바로 그 센고쿠 시대의 무사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인물이다.   죽음을 만나게 되더라도 전쟁터에서 근사하게 최후를 맞이해야 하고, 맹주를 모시더라도 충성심 이전에 자신의 무공을 알아주는 이를 따르는 그런 무사였다.   무정하고 냉혹한 무사가 아닌 인간애가 있는 무사 한에몬과 기베에는 참 멋진 맹장들이다.   한에몬은 고다마 가문과의 전쟁 중 농성전을 벌이던 아군의 병사가 배고픔에 인육을 먹는 것을 보고는 고타로를 전쟁터로 불러 오게 되고 만다.   하지만 너무 착해서 사람을 죽일 줄 모르는 그 아이가 전쟁터에서 살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그 아이에게 화승총을 들 수 밖에 없는 목적을 들려주는 한에몬.....그래서 고타로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한에몬, 나는 그의 눈물에 마음이 아프다.

 

  고타로는 할아버지와 친구 겐타의 원수를 갚겠다고 말하며 전쟁터에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하고, 한에몬은 그 아이가 원수를 갚을 수 있도록 해준다.   한에몬은 남들처럼 살고싶어하던 고타로에게 남들처럼 살려면 기쁨만이 아닌 슬픔과 괴로움도 모두 떠안아야 한다고 말해주었고 고타로는 그 말을 떠올리며 뒤늦은 눈물을 삼키고 있다.

 

  센고쿠 시대의 무사 한에몬, 그가 살았던 시대를 우리는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한에몬을 무방비상태로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고만다.   그 시대를 새기다보면 스즈를 사랑한 즈쇼마저도 안쓰럽게 느껴짐은 덤이다.   한 여인을 사랑한 두 명의 무사 한에몬과 즈쇼.....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두 장면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의 결정적인 내용이라 언급을 피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 두 장면때문에 나는 한에몬을 사랑하게 되었다.   기베에에게 폐만 끼친 골칫덩이 무사 한에몬을 말이다.   나는 기베에가 된 느낌이다.   한에몬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는 기베에가 말이다.   너무 재밌게 읽은 책이고, 오랜만에 남자 주인공을 사랑하게 된 책이라 기억을 오래도록 붙잡을 것 같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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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 밤의 종족 1

2011. 11. 2. 13:15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아라비아 밤의 종족 1 - 8점
후루카와 히데오 지음, 한성례 옮김/뿔(웅진)


  헤지라력 1213년의 평화롭던 카이로에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이 몰려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스마일 베이의 노예인 아이유브는 [재앙의 서]라는 책의 존재를 이야기하면서 프랑스군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공식적인 역사에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꾼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지는 [재앙의 서]라는 희귀본은 그 책을 번역하는 일을 한 사람이 실종이 되기도 했고, 그 책을 읽은 사람은 오로지 책에 빠져든 채 파멸의 길로 걸어가게 되기도 한다.  

  아이유브는 밤에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 줌르드를 찾아간다.   권력자을 멸할 수도 있는 이야기가 담긴 [재앙의 서] 그 전설의 이야기를 듣기위해서... 

 

  주인공이 사악한 성품을 가지고 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줌르드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아담은 사악함을 지닌 사람이다.   추악한 외모를 지녔다고 하여 마녀 유모에게 키워진 아담은 제국의 왕자이다.   형들이 불의의 사고로 숨지는 바람에 왕위계승 서열 3순위까지 오른 아담은 제국의 왕인 아버지에게 조하르를 속국으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100명의 기마병만을 가지고 조하르로 들어가 1년 안에 내부부터 무너뜨려 소멸시키겠노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유 무역를 하는 조하르는 뱀신을 숭배하는 곳이다.   추악한 외모를 지닌 아담은 자신의 지략으로 조하르 수비대 분대장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고, 아담은 조하르의 종교에 입교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파란눈의 분대장의 추천으로 입교가 가능해진 아담, 그의 소원대로 입교식을 맞이하게 되는데....

 

  드디어 아담은 뱀 진니아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계약을 하게 된다.   마녀 유모에게서 배운 마술을 부리게 된 마술사 아담은 뱀 진니아와의 계약 속에서 더욱 뛰어난 마법들을 배울 수 있게 되었고, 제국의 왕을 찾아가 조하르가 자신의 손 안에 들어왔음을 알리며, 아버지를 몰아내고 제국마저 거머쥐게 된다.  

 

  이 책은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 액자형 소설이다.   줌르드가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말이 맞는듯, 아담의 이야기가 재밌을라치면 그때 이야기를 뚝 끝어버리고 만다.   줌르드는 아침이 오면 아담의 이야기를 끝내고 다시 밤이 찾아왔을때 그 나머지 이야기를 이어갔는데, 사악하고 추악한 외모의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파멸을 이끌어낸다는 희귀본[재앙의 서], 오로지 한 권만이 존재하기를 책 스스로가 원한다는 [재앙의 서], 줌르드가 들려주는 마술사 아담과 뱀 진니아의 계약 이야기는 이번 책에서 끝났지만 다음 이야기는 무엇인지 궁금함을 자극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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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센 식당의 특별한 요리.

2011. 10. 24. 18:09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식인종의 요리책 - 8점
카를로스 발마세다 지음, 김수진 옮김/비채

   루치아노 카글리오스트로와 루도비코 카글리오스트로 형제는 삼촌이 있는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온다.   한동안 삼촌 집에서 머무르다 마르 델 플라타의 브리스톨 호텔에서 일을 하다 식당을 차리고 나오게 되는데, 그 식당의 이름이 '알마센'이다.  

 

  알마센은 형제의 요리 열정으로 유명한 식당이 되고, 형제는 [남부 해안지역 요리책]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루치아노가 페스트에 걸려 죽게 되고, 혼자 남은 루도비코 역시 슬픔을 이겨내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다.   해서 알마센을 상속받게 된 삼촌 가족은 쌍둥이 형제가 있을 때, 함께 요리사로 있었던 마시모 롬보로소와 의기투합하여 다시 알마센의 영광을 되살리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삼촌 가족은 고향인 이탈리아로 돌아가게 되고 막내딸 마리아만 남겨둔 채, 알마센을 롬브로소 일가에 넘기게 된다.   마리아는 렌조 롬브로소와 결혼을 하고 [남부 해안지역 요리책]을 기반으로 렌조 역시 요리의 열정을 불사르며, 아버지 마시모와 함께 한 알마센은 20세기 후반부 내내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마시모는 사회당에 가입을 하면서 '사회주의센터'에도 자주 들락이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들의 회합장소로 알마센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에 군부 쿠테타가 일어나고 광적인 파시스트들은 아르헨티나 전역을 피로 물들이게 된다.   그리고 마시모는 이 와중에 끌려가 처형을 당하고 렌조 역시 운명을 달리 하게 되고만다.  

 

  암흑의 시기에 접어들게 되는 알마센에는 마리아와 아들 페데리코만이 남아 있다.   페데리코는 주방을 놀이터 삼아 자랐고, [남부 해안지역 요리책]을 동화책인마냥 읽어왔다.   그렇게 모자는 다시금 알마센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닫아던 식당의 문을 1941년 다시 열게 되고,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망명한 위르겐이라는 새로운 요리사를 영입하게 된다.   페데리코는 리베르탓과 결혼을 하여 에도아르도 롬브로소를 낳고, 알마센에는 에바 페론이 찾아와 식사를 한다.   하지만 후안 페론이 군부 쿠테타로 실각을 하고 자유혁명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서 마리아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협박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이 알마센에 불을 지르고, 위르겐과 에도아르도, 마리아만이 살아남는다.  

 

  에도아르도는 요리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알마센의 웨이트리스 마리나를 사랑하고 있었고, 둘 사이에서 세사르 롬브로소가 태어나게 된다.   세사르는 일찍 부모를 여의게 되고, 알마센은 유일한 상속자인 베티나 페리와 라파엘 부부에게 넘어가게 된다.   그들이 알마센을 다시 열게 된 것은 1982년의 일이다.     

 

  베티나는 이질인 세사르를 키워냈고, 세사르는 [남부 해안지역 요리책]을 보면서, 요리가 오감의 극한에서 얻을 수 있는 절정의 쾌락 그 이상을 구현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요리에 열정을 불태우게 되는 세사르, 요리를 책임지고 있는 파블로와 의견 충돌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세사르는 파블로를 죽이고 그날 저녁 식당의 메뉴로 내게 됨으로 정치인, 고위 공직자, 사업가 등의 손님들로부터 최고의 요리라는 찬사를 듣게 된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자라온 세사르는 베티나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둘은 연인의 관계를 가진다.   그리고 알마센에서의 세사르가 만든 특별 요리가 두 번 더 나오게 되며, 더불어 그의 자신을 위한 만찬.....

 

  식인 풍습을 가진 미개인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곳은 미개인들이 사는 곳이 아니라 서양의 아르헨티나 알마센 식당이다.   몇 세대를 이어온 알마센 식당의 영광과 쇠락을 아르헨티나의 역사와 함께 해오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다소 끔찍한 식인 요리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르헨티나의 굴곡진 역사를 만나게 되는 진지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 나라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 힘 없는 시민은 이리저리 마냥 휩쓸려 버릴 수 밖에 없고, 그렇다고 어디에다 하소연을 할 수도 없는 것이 바로 힘 없는 국민의 모습인 것 같다.   알마센은 아르헨티나의 시시각각 변하는 역사 속에서 영광과 쇠락을 반복하게 되고 급기야 식인 요리까지 만들어 손님들에게 내게 된다.   손님들은 그것이 인육인 줄도 모른 채, 맛난 요리라며 입 안의 행복을 느끼는 것은 정부가 벌이는 모순과 같은 아이러니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알마센의 몇 세대를 걸친 역사의 이야기는 결국 아르헨티나의 역사와 맞물려 그려짐으로 요리의 이야기만이 아닌 그 이면의 생각들을 가지게 만든다.   더불어 한 두명 씩 사라지는 실종자들을 쫓는 경찰과 세사르의 요리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베티나에 대한 비극을 낳기도 한다.   세사르가 요리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것을 만나는 일은 급기야 인육을 재료삼게 했고, 책은 단순한 흥미로움에서 살폿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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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자와 20대 여자의 사랑.

2011. 10. 18. 17:17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조에를 위한 꽃 - 6점
안토니아 케르 지음, 최정수 옮김/다산책방


  쉰아홉의 남자는 아내와 아니 실은 결혼을 하지는 않은 상태로 삼 십여년을 함께 살아온 에블린에게 이별을 통보 받는다.   결혼 생활 와중에 몇 번이나 죄의식 없이 바람을 피워대었던 리처드는 지금 여행을 생각 중이다.   에블린이 떠난 자리를 파고들고 오는 가을같은 찬바람을 여미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은퇴 후,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곳의 카탈로그를 받고 난 후, 그곳을 한 번 가볼 심산인 것이다.   키 웨스트까지 함께 갈 길동무를 찾던 중 존존이라는 남자와 여정의 발걸음을 내딛는 리처드.

 

  존존 역시 이혼한 아내가 있다.   그의 가족이 있는 키 웨스트를 향하는 길은 뜻밖의 삶을 비춰 들어오는 빛을 만나게 되는 경우인 것 같다.   존존의 조카인 조에를 그곳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조에는 20대 초반의 여성이다.   그런데 이제 60세의 생일을 앞두고 있는 리처드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이다.   리처드야, 당연히 젊고 생기 있는 조에가 마음에 아니 들 수 있을까.   그 세월더미가 안긴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 이렇게 젊은 여성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래서 실은 그녀와의 관계가 두렵기만 한 리처드이다.   리처드에 비해 너무나 어린 조에이기에 언젠가는 자신을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마음에 둘 수 밖에 없는 리처드인 것이다.

 

  리처드는 조에와 캐나다로 향하고 있다.   길 위에서 행복한 연인이다.   연인처럼 보일까, 진짜로....  

  리처드에게는 에블린과의 사이에 낳은 딸이 있다.   조에보다 나이가 더 있는 딸은 리처드가 싫어하는 남자와 살아가고 있다.   딸에게 의지해 사는 화가 놈팽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하튼 딸의 사랑을 달가워하지 않는데 리처드가 할아버지가 될 상황이 온다.  

 

  리처드는 조에와의 여행 중에 에블린과 함께 했던 시간들도 떠올리고 있다.   그래도 서로 말이 맞았던, 대화가 통하던 동거남과 동거녀였지 않았던가.   그들은 서류상에서의 결혼이 아닌 것이지 그렇게 긴 세월을 함께 했다면 부부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여하튼 리처드는 숱하게 사랑을 한다.   이 여인, 저 여인, 단순 바람이든 에블린을 곁에 두고 딴눈을 판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과의 나이를 생각하면 엄청 어린, 딸보다 어린 여인 조에를 사랑하지 않은가.   조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리처드이다.   그런데 조에는 그의 고백을 듣기만 한다.   그래서 조에를 떠날 생각도 하는 리처드...

 

  책이 얇아서 금세 읽게는 되는데, 60세의 남자와 20대 초반 여성의 사랑 이야기는 흥미롭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60세 남자가 화자로 등장하면서 그의 심리가 잘 드러나지만, 그닥 재미있게 읽혀들지는 않았던 거다.   차라리 60세 여자와 20대의 남자가 사랑하는 이야기라면 더 흥미로웠을지도 모르겠다.   이 여자, 저 여자 찾게 되는 것이 수컷의 본능이라고 리처드는 말하지만, 그 본능에 충실하는 리처드의 삶이 곧 모든 세상 남자들의 삶인 것은 알겠는데, 그렇게 다시 어린 여성을 사랑하게 되는 리처드, 조에와의 그의 사랑이 담긴 이 이야기가 사랑스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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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머리 푸른 눈을 가진 소녀의 진실.

2011. 10. 8. 22:43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블러드 차일드 - 8점
팀 보울러 지음, 나현영 옮김/살림


  뺑소니 사고을 당했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는 가족조차 기억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하지만 한 소녀가 자꾸만 떠오른다.   까만 머리에 바닷빛처럼 푸른 눈을 가진 아이.....

 

  무의식 상태에서도 자꾸만 보였던 까만 머리의 푸른 눈을 가진 소녀는 기억나지 않는 자신의 방 벽에도 잔뜩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다.   사고가 나기 전, 기억을 잃기 전부터 그는 소녀를 보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보고 있는 이 소녀를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부모님은 자신을 윌이라고 불렀다.   윌은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데, 아무 것도 기억해내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나 힘들다.  

 

  엄마, 아빠에게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하는 윌,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헤이븐스마우스가 병들었다고 떠들고 다녔으며, 환각을 보고 있는 그를 사람들은 무서워하고 이상하게 취급했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윌을 적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윌에게도 따스하게 대하는 사람들은 있었다.   교회의 존 신부님도 그러했고, 베스 가족들도 그랬다.  

 

  책을 읽으면서 윌이 헤이븐스마우스로 오게 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까만 머리의 푸른 눈을 가진 그 소녀가 이끈 것은 아니었을까.   윌이 헤이븐스마우스로 이사 오기 전, 부랑자 크로가 왔고, 크로는 해안가로 떠밀려 온 먹을 구해 함께 지내왔다.   크로와 먹, 윌을 마을 사람들은 불편해했고, 그래서 그들에게 시비를 걸어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던 중, 크로가 시체로 발견되고.....

 

  윌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다.   크로에게 시비를 걸러온 복면의 사람들이 있었다는 말도, 먹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사실도 말이다.   하지만 크로의 시체가 발견되었고, 먹은 사라졌다.   그리고 윌은 여전히 까만 머리의 푸른 눈을 가진 소녀와 그림자 얼굴들을 보고 있다.  

 

  윌의 뺑소니 사고 역시 단순한 사고는 아니었다.   윌의 목숨을 노린 사람은 누구였을까와 윌을 구해주고는 홀연히 사라진 소녀는 또 누구였는지, 그리고 먹의 존재와 까만 머리의 푸른 눈을 가진 소녀의 정체가 궁금해서 자꾸만 책장을 넘기는 손길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윌이 말하는 헤이븐마우스의 병은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기억을 잃은 소년,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만 나타나는 검은 머리의 푸른 눈을 가진 소녀 그리고 먹이라는 어린 소년의 진실은 헤이븐스마우스의 저 바다의 침묵을 깨어나게 한다.    저자의 책을 처음 읽어 본다.   독자의 눈길을 멈출 수 없게하는 범죄물로, 숨겨진 사건의 진실 속으로 걸어가는 그 시간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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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설이 지나가고 난 이후, 세상이 달라졌다.

2011. 10. 7. 14:45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다른 세상 1 : 사라진 도시 - 10점
막심 샤탕 지음, 이원복 옮김/소담출판사


  세상은 폭풍설이 온 날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져 버렸다.   폭풍설이 오고나서의 세상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아침에 눈을 뜬 맷은 부모님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시의 자동차도 사라졌고, 그 어디에도 어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혹,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은 아닐까 두렵기만 한 맷은 친구 토비아스를 찾아 나섰고, 그들은 함께 움직이게 된다.  

 

  폭풍설의 기상 예보 속에서 푸른 섬광이 지나갔다.   그 섬광이 지난 후, 어른들은 사라졌고, 어떤 어른은 변조 인간이 되어 있었다.   생물들은 성장이 빨라졌고, 전기적인 기계의 작동은 전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곳곳에서 어린이들은 생존해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어른은 사라지고 어린이들만 남은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상한 괴물 에샤시에는 맷을 쫓고 있었다.   그들은 맷이 남쪽으로 가기 전에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대체 남쪽에는 무엇이 있다는 것일까.   맷과 토비아스는 이상한 괴물과 흉악하고 포악한 변조 인간을 피해 그리고 섬광을 피해 남쪽으로 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그러다 어른을 우연하게 만나게 되고, 그 어른에게 심한 부상을 당하는 맷, 깨어보니 어린이들만 사는 안전지대 이른바 팬 공동체에 도착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변조 인간을 글루통이라고 불렀고, 어린이들을 질투해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어른들을 시니크라고 불렀다.    맷은 앙브르라는 소녀를 만나고 토비아스와 함께 삼총사를 결성한다.

 

  팬 공동체, 하지만 이곳에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맷은 리더인 더그의 행동에 의심을 가지고 더그 무리들을 감시하게 되는데, 그들은 진짜 배신자인 것일까.   하지만 또 하나의 무리가 등장을 하게 된다.   더그와 앙브르가 암살기도를 당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과연, 비밀이 많은 더그 무리의 꿍꿍이는 무엇인지, 또 제 삼의 나쁜 무리는 누구인 것인지 이야기는 흥미롭게만 진행되어 간다.

 

  지구는 자신을 힘들게 했던 인류에게 대항하는 몸짓을 보였다.   자연파괴를 일삼던 이기적인 인류에 대한 보복행위로 섬광이 일어났고, 폭풍설이 일어났고, 지구는 어른들을 사라지게 만들었고, 생물들은 빠른 성장을 보이게 되었다.   하지만 희망으로 남겨 놓은 존재가 바로 어린이인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이제 남은 어린이들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맷을 쫓는 의문의 존재 역시 궁금하다.   맷의 악몽 속에 등장하던 로페로덴은 왜 그토록이나 맷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그리고 결국 시니크 군대와 전투를 벌이게 되는 팬 공동체, 시니크들은 여왕에게 맷을 데려가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맷의 의미는 무엇인 것인지, 팬 공동체를 떠나 남동쪽으로 향하는 맷 일행의 여정이 흥미롭게 펼쳐질 것이 기대되면서 2권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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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표현하는 것.

2011. 10. 5. 12:25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별이 가득한 심장 - 10점
알렉스 로비라 셀마.프란세스 미라예스 지음, 고인경 옮김/비채


  소년과 소녀가 있다.   소년은 소녀를 사랑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소녀가 깨어나지 않았다.   깊은 수면 상태로 들어가버린 소녀, 코마 상태의 그 아이를 다시 깨우고 싶다.   소년의 이름은 미셸이고, 소녀의 이름은 에리이다.   둘은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 한 친구로 슬롱스빌의 시립 고아원에서 살고 있다.

 

  슬픔에 젖어 발길 닿는데로 아무 곳이나 정해진 곳 없이 도시를 걷던 미셸은 어둠에 덮여 있던 아케이드 아래에서 초라한 모습의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할머니는 미셸의 이야기를 듣고는 에리가 심장이 아픈, 사랑결핍에 걸린 것이라며, 서로 다른 사랑을 지닌 사람들을 찾아 그들 모르게 옷을 별 모양으로 오려 아홉 개를 열흘 안에 모아오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 할머니가 그 모아온 아홉 조각의 별을 꿰매서 별이 가득한 심장을 만들어 줄 것이고, 그것을 병원에 입원 중인 에리에게 가져다 주면 에리의 심장병이 나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별이 하나 더 필요한데, 그것은 비밀의 별로 이 열개가 함께 있어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홉 가지의 각기 다른 사랑을 지닌 사람들을 찾아 다니기 위해 슬롱스빌을 헤매다니는 미셸은 오로지 에리의 회복만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모으게 된 첫 번째 별 조각의 사랑은 낭만적 사랑을 하고 있는 연인이다.   그 사랑의  비밀은 바로 '그대가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 삶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다.'

 

  두 번째 다른 사랑의 비밀을 찾아나서는 미셸, 이번에는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는 회계사 앙투안 아저씨의 옷자락을 오리게 된다.    그리고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 무덤가에서 만난 군복차림의 젊은 아저씨가 들려준 우정이야기, 동물을 사랑하던 귀부인, 자연에 대한 사랑, 책에 대한 사랑, 그리고 소방관 아저씨의 고통을 안겨준 사람임에도 구해준 생명에 관한 사랑,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까지 미셸은 아홉 가지의 다른 사랑을 모아 그 별조각 옷자락을 할머니에게 갖다 주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 모아진 아홉 가지 별조각을 꿰매어 주었고, 그것을 가지고 에리를 찾아간 미셸은 이제 마지막 열 번째의 사랑의 비밀을 펼쳐 보이려고 한다.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여러 사랑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인데, 그 모든 사랑들은 바로 지금 실천하는 순간, 가장 빛을 발하게 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이다.   우리 모두는 사랑을 담은 심장을 가꿔나가고 지켜가면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그 사랑을 표현하면서 말이다.

  책이 참 이쁘다.   이야기도 이쁘고, 그려진 그림들도 이쁘다.   세상 그 어디에도 사랑 결핍을 앓는 사람들이 없게, 우리는 삶을 사랑으로 살아가야 겠다.   사랑으로 바라보는 세상, 그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지는 짐작이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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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엄지손가락 지문 - 8점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 지음, 원은주 옮김/시공사



  혼비 씨에게 고객 중의 한 명이 다이아몬드 원석을 소포로 배달시켰다.   브로커에게 전달해달라며 맡긴 것인데, 그 다이아몬드는 총 3만 파운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혼비 씨는 조카 루벤에게서 받은 그 소포를 은행에 보관하려고 했으나 여의치가 않아서 금고에다가 풀지 않은 상태로 루벤에게 오후 7시 30분에 받았다고 쓴 메모를 날짜와 함께 적어 소포와 같이 넣어 두었다.   그러나 이튿날, 금고 안의 다이아몬드가 사라졌다.

 

  수사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아무래도 지문이지 않나 싶다.   지문만큼 절대적인 증거가 있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와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이 사건에도 있다.   다이아몬드가 사라진 금고 안에는 메모지만이 금고 바닥에 떨어져 있었는데, 거기에는 루벤의 피묻은 엄지 손가락 지문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명백한 범인은 루벤이라는 말일까.   루벤을 확실한 범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루벤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우리의 주인공 손다이크 박사를 찾아온다.   그리고 손다이크는 루벤의 결백을 증명해주겠다며 나선 것이다.   지문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도 루벤이 범인이 아니라니, 손다이크의 루벤을 위한 변론은 어떻게 전개되어지게 되는 것일지 궁금해졌다.  

 

  이 책에서는 홈즈와 왓슨처럼 콤비가 나온다.   손다이크와 그의 친구 저비스가 바로 그들인데, 이 책은 저비스와 깁슨 양의 조용한 로맨스가 펼쳐져 있기도 하다.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의 손다이크 박사는 지문에 따른 사건 수사의 재미를 한껏 이끌어주고 있는데, 생명의 위협을 범인으로부터 느끼게도 된다.

 

  지문이 나오면 그 사건은 끝난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실은 바로 시작임을 알게 된다.   증거가 나왔다면 그 증거를 증명해줄 추가 증거들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제대로 인식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명백한 지문 증거를 남긴 루벤, 하지만 그의 결백을 믿으며 변론을 준비하는 손다이크 박사의 사건 수사는 과학 수사의 매력을 보여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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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어린 사랑을 한 팬.

2011. 10. 1. 23:45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나는 팬이다 - 8점
정명주 지음/매직하우스


  어린시절, 티비에 나오는 가수를 좋아한 적이 있다.   가수의 사진을 구입하고, 가수가 입었던 옷과 같은 모양의 옷을 사고,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그의 모든 것들을 함께 하고싶어 했던 적이 있었다.   그의 콘서트를 가고, 그의 음반을 수집하고....누구나 어린시절 겪게 되는 열병처럼 그렇게 티비 속 스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어른이 되기위한 통과의례 아니, 진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통과해야하는 터널같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린 학생들의 태반은 스타를 사랑한다.   가수를 사랑하든, 배우를 사랑하든, 팬이라는 이름으로 스타를 사랑하는 아이들, 한때의 화사한 노란빛 추억으로 남아질 그런 이야기만으로 끝나기에는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그 팬심의 열정이 너무도 깊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일이 학교 선생님이었을 때가 있었고, 동네 교회 오빠일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다수가 티비 속 스타를 사랑하게 되는 경우인 것 같다.  

 

  스타, 하늘의 별은 사과열매처럼 쉽게 손에 닿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지만, 하늘에 뜬 별을 향해 그 허공으로 손을 갖다되면 마치 닿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처럼 아이들은 스타를 사랑하게 되기도 하는 듯 하다.   정말 그것은 착각일 뿐인데도 말이다.    하늘의 별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고, 티비 속 스타들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광적인 팬이 되어버리면 잠시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이 책 <나는 팬이다>는 광적인 팬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언젠가 야구선수를 사랑한 광적인 팬이 등장하던 영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영화 제목이 더 팬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의 그의 아이디는 '더 팬'이다.   스타를 향한 사랑이 결국 광기를 일으켜 살인까지 보여주던 그 영화처럼 이 소설 역시 광기어린 팬의 사랑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유명가수 다니엘을 사랑하는 팬의 이야기가.....

 

  스타를 사랑하는 팬, 그것이 광기어린 사랑으로까지 이어진다면 팬인 그만이 피폐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사랑한 스타 역시 피폐한 느낌에 물드는 것이다.   사랑이 사랑으로 아름답기를 바란다면, 그 사랑이 사랑일 수 있도록 한 걸음 뒤에 서 있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연애 망상, 드 크레람볼트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스타를 사랑하게 되는 팬의 광기는 드 크레람볼트 증후군 환자들에게 심각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소설에서처럼...

  스타를 사랑하는 팬, 그 사랑이 한때의 순수함에서 그쳤으면 좋겠다.   순수함은 소유나 집착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을테니깐, 사랑 온전한 그 이름으로만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일테니깐 말이다.   광기는 스타를 두렵게 하는 집착으로만 보일 것이다.   그것은 스타를 사랑하는 팬의 모습을 상실한 상태가 되어버리는 더이상 스타가 팬인 그를 팬으로 기억해주지 않게 되는 일일 뿐이다.   스타와 팬은 그 관계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 이상의 선을 넘으려고 할 때, 그것은 이미 팬심이 아니게 된 광기일 뿐이다.   이 소설의 그처럼, 아니 그녀처럼.....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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