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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별빛, 그 숭고한 고요함으로 빠져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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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별을 먹자

2012. 11. 25. 23:46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우리 별을 먹자 - 8점
나나오 사카키 지음, 한성례 옮김/문학의숲

  낙엽지는 거리의 바스락되는 소리, 외로움을 가득 안고 있을 것만 같은 가을 바람엔 왠지 시가 어울릴 것 같다.

  시를 읽지 못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어린시절엔 멋모르고 읽기도 했는데, 사색이라는 어려움을 이유들며 시를 멀리하기 시작한 것도 같으니 말이다.

 

  이 가을, 시를 만났다.    시인이라는 단어에는 낭만조차 스며져 있는 듯한 느낌에 그 그리움으로라도 가을엔 떠올리게 되는 시를 말이다.   나나오 사카키는 일본의 현대 시인이다.    사실, 이 시인을 만난 것도 처음이고 그의 시와 삶이 하이쿠의 적통이라는 것도 처음 듣는 이야기이다.   하이쿠를 현대화한 일본 시인이라고 하니, 여기서 하이쿠란 일본 고유의 단시형으로 5.7.5의 17음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불교와 에콜로지의 시적 사상의 실천자였다는 그는 평생을 여행자로 살며 유품으로 남긴 것이 고작 배낭 하나가 전부였다니 진짜 시인같은 혹은 시같은 삶을 산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인의 낭만을 즐기면서 그리고 진지하게 삶을 바라보며 그것을 시로 남기는 시인이었던 것이다.

 

  쓸모 없는 말을 할 시간에 책을 읽고, 책을 읽을 시간에 산과 바다와 사막을 걸으며, 그 걸어가는 시간에 노래와 춤을 추고, 춤출 시간에 입 다물고 앉아 있으라는 '헤노헤노모헤노'라는 시가 이 책의 첫 장을 장식하고 있다.   벌써부터 카리스마가 진중하게 느껴지는 시인이다.  

 

  등산하는 이들에게 왜 산을 오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이 시인은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산은 사람이며 사람은 자기 자신을 오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산을 오르는 진짜 멋진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그렇다는 공감이 들기도 했다.    물을 긷고 장작을 옮기고, 곁에서 이야기 하고, 해가 지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하루라고 말하는 시인, 이 시인의 시를 읽고 있노라니 잔잔한 미소도 지어지고, 수많은 생각의 고리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이렇게 사색의 길 속으로 인도되어지는 일인 것이다.

 

  시인의 시는 자연도 삶도 이야기한다.   시란 그런 것이지 않던가.   시는 삶이어야 하고, 그래서 시인의 목소리 속에서 시의 깊이 속에 파묻혀 각자의 솜씨로 헤엄을 쳐서 빠져 나와야 하는 일, 그 안에서 사색하고 사색하고 사색하면서 시가 엮어지고 독자들은 다시 그 우물 속에서 사색하고, 사색의 연속과 반복은 시를 더욱 아름답게 그리고 그리웁게 한다.

  이 가을, 시를 만났다.   그리고 시인을 만났다.   가을이라서 느닷없이 먼지 묻은 세월 속의 그리움이 빠끔이 눈을 들고 일어섰다.   사색한다는 일이 어려워 시를 멀리했지만 또 그 사색이 좋아 시를 사랑하게 되는 것, 그것이 행복인 것 같다.   시인의 시, 그 안에서 사색의 놀이를 헤엄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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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추억은 따스한 위로가 된다.

2012. 11. 11. 21:11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 - 8점
이성규 지음/아비요

   누구나 아스라한 추억이라는 이름의 기억으로 남아진 유년시절을 그리워하게 된다.   내 어린시절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살폿한 웃음도 지어지고, 팍팍한 현실세상의 위안도 얻으면서 우리들은 그렇게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오늘도 내일도 그려나간다.     마음 한 구석에...

 

  이 책은 바로 그 어린시절의 추억들로 채워져 있다.    한 사람의 어린시절 추억이지만 우리들의 추억이되는 것은 공감가는 또래일 수도 혹은 모두가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따스하다는 사실때문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풍날 즐거운 놀이였던 보물찾기, 생각해보면 나는 소풍날 보물을 단 한번도 찾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우승을 하여 만화 캐릭터 그림이 있던 노오란 필통을 받았던 기억은 있다.   채변봉투를 가져가야 하는 날은 정말이지 가장 싫은 날이기도 했다.   누구 누구는 회충이 몇 마리 있었네라며 말하던 담임 선생님.  

 

  오일장 장터에서 새로운 가게가 하나 생겼다고 한다.   양과자 가게.   주먹만한 밤색의 빵도 있고, 반질반질 윤기나던 소라모양의 빵도 있는 그런 가게.   형이 양과자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킨 날은 이미 양과자집은 문을 닫아 버렸다.

  성적을 나쁘게 받은 날, 엄마가 다그치면 성적표를 못 받았다고 우겨보려고 한다.   둥글고 넙적한 옥수수빵이었지만 급식빵이 나왔다.   어느 날 배급받은 빵이 없다~   목욕물을 데우는 날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숙제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란 목욕을 하기 싫은 법이지만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목욕탕도 집에 있다고 한다.  

 

  차례상 인기 품목은 마른 오징어라고 한다.   차례가 끝나기 전, 마른 오징어 근처로 슬금슬금 자리 위치를 잡아야 오징어 쟁탈전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가을 운동회는 학교 다니면서 가장 재밌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 역시 가을 운동회를 앞두고 이것저것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난다.   골목길은 아이들의 술래잡기 놀이터이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팀이 먼저 숨는다.     진영이네 가게에는 아이들이 언제나 북적댄다.   전파사 다음으로 텔레비전이 있는 곳, 텔레비전에서는 만화 영화가 나왔다.   늦가을이 되면 집터를 지키는 터줏대감에게 고사떡을 올렸다고 한다.   학교에서 나누어주던 조개탄, 그것만으로는 따스해지지 않아 산에서 나뭇가지를 모아온다.

 

  어린시절은 어른이 되었을때 그 빛이 더욱 발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시절의 추억을 곱씹어 먹으면서 오늘의 힘든 현실을 하나씩 하나씩 지워나갈 수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어린시절의 추억은 누구나 따스한 온기처럼 남아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바로 그 어린시절의 추억 온기가 불타고 있다.    추억은 누구나 아름답고 정겹다.   이젠 과거의 시간이 되었지만 그래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진 것이지만 그 추억이 있어 오늘도 힘이 나는 하루를 맞는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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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다루는 그녀의 런던 생활.

2012. 10. 15. 17:01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런던의 플로리스트 - 8점
조은영 지음/시공사

  여자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꽃을 사랑한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꽃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그 삶은 얼마나 동화적이며 낭만적이고 따스할까를 생각하면 그들의 삶이 마냥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이 책은 플로리스트로 9년남짓의 삶을 영국 런던에서 생활한 저자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그저 꽃이 좋아서 플로리스트의 삶을 선택하게 된 그녀, 꽃문화가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영국에서 그 삶을 배우고 그 삶을 살아갔다.    꽃을 다루는 여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멋져보이는데, 런던에서 그 삶을 영위했다니 더욱 그녀가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예쁜 꽃을 만지면 행복하고, 그 행복을 가지기 위해서 영국행을 선택한 용감한 이 여성의 플로리스트로서의 런던 생활이 녹록치만은 않다.   익숙지 않은 영어가 도통 입에 붙질 않아 언어적인 문제가 가져오는 어려움은 콤플렉스가 되기도 하고, 인종차별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런던에서 그녀는 결국 플로리스트로서 성공을 맛보게 됨은 그녀의 단순한 열정이외에 노력이 깃들어져 있었음을 저자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는 이 책 속에서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남의 나라에서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조금의 노력으로는 될 일이 아니란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나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 그것이 안겨주는 어려움쯤은 견딜 수 있는 혹은 이겨낼 수 있는 장애물이 되지만 노력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꽃을 좋아한다.   투명한 꽃병에 담겨 있는 알록달록한 꽃들을 바라보면 금세 행복해지는 마음이 드는 것은 꽃이 주는 아름다움의 위안이란 생각이 든다.    영국은 꽃이 일상 속으로 깊숙이 다가들어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쁜일에도 슬픈 일에도 꽃이 빠지는 순간은 없는 듯 하였다.   그래서인지 저자 역시 영국에서의 순간 순간들이 다 공부가 되었다고 말한다.   디스플레이된 꽃 전시물, 동료의 꽃장식, 하물며 공원의 꽃들과 이웃 정원의 모습까지도 그녀에게는 영감의 실마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저자는 쉬는 날이면 노천카페에 앉아 사온 잡지를 펼쳐보고, 오고가는 런던인들의 옷차림을 눈여겨 보기도 했다고 한다.   그것은 색의 영감을 얻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런던에 도착한 저자는 어학연수를 마치고 플라워 스쿨을 다닌다.   기본에 충실한 학교를 선택한 그녀는 전통을 추구하는 콘스탄스 스프라이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워크 익스피리언스로 일하면서 그녀의 플로리스트의 삶은 시작된다.    모이세 스티븐스에서 시작된 삶은 매퀸즈의 매니저로 이어진다.    무거운 화기들을 나르고 고객과 감성을 나누고 예쁜 꽃들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내는 플로리스트의 삶은 꽃을 다루는 아름다운 직업에 따스함을 전하는 직업이란 생각도 들었다.    

 

  플로리스트의 삶이란 것이 주는 어려움들은 알지 못했다.   단순하게 이쁜 꽃들을 만진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기만 한 삶일 것이라 지레 짐작했을 뿐이다.   하지만 플로리스트로 산다는 것은 감성을 나누고 전하는 일이기에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고 말이다.   런던에서 플로리스트로 9년남짓의 삶을 산 저자의 이야기는 플로리스트로, 그리고 런던생활의 모습을 듣는 것에도 재미난 시간이었다.   다른 나라에 살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도 끌어 안으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성 있는 삶도 배움도 얻어 올 수 있다.   꽃을 다루는 여인, 꽃향기가 물씬 풍기는 런던에서의 일상, 그 수다는 행복한 귓속삭임이 되어 들려오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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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담은 도시락의 이야기 속으로...

2012. 8. 6. 16:25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도시락의 시간 - 8점
아베 나오미.아베 사토루 지음, 이은정 옮김/인디고(글담)

 

   요즘이야 급식 세대지만 우리 어린시절에만 해도 도시락을 싸다니던 때였다.   어느날은 친구의 도시락 밥통에 계란프라이가 올려져 있는 것을 보고는 엄마에게 며칠을 졸랐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오늘은 점심을 꼭, 챙겨먹어야 한다고 하길래 은근 계란 프라이가 아닐까 기대감으로 설레이며 점심시간을 기다렸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돌아온 점심시간, 하지만 열어본 도시락 밥통에는 기대했던 계란 프라이가 없었다.   어찌나 서운한 마음이 들던지 힘없이 숟가락에 밥을 올려 먹는데, 한 숟가락 두 숟가락이 지나간 자리 어느 순간부터 식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라, 싶어 도시락 밥통을 뚫어져라 쳐다 보았더니 밥과 밥 사이에 노랗고 흰 계란 프라이가 살포시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얼마나 기쁘던지.....사실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엄마는 친구들에게 빼앗기지 말라고 밥 사이에 계란 프라이를 숨겨 주셨지만 어린 나의 마음은 점심 도시락 밥통을 열었을때, 떡 하니 위용을 자랑하는 계란 프라이를 기세등등하게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숨은 진심이 있었는데 말이다.   

 

  도시락을 싸다니던 세대라 도시락에 얽힌 이야기거리를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매번 맛난 반찬을 싸오는 친구의 도시락이 부러웠던 순간이 있기도 했고, 늘 똑같은 반찬을 싸갔던 나는 도시락 반찬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 하시던 엄마가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도시락을 싸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간편한 도시락 반찬을 자주 넣어 주셨던 엄마, 요즘의 난 아주 가끔씩 도시락을 싸게 된다.    가족들을 위해 가끔씩이지만 도시락을 만든다는 것은 우리들의 어린시절 그 정겨움의 추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세이센치료 직원의 독신남 고바야시 세이이치로는 우아하게 빵으로 점심을 싸왔고, 신혼초기에는 매일 도시락을 싸왔다는 사진가는 하루 벌이로 살던 시절이라 도시락에 대한 추억이라기보다는 겨울 날 차가운 밥을 위장에 꾹꾹 구겨넣었던 기억만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스키 투어 가이드인 이시자와 다카히로는 주먹밥으로 도시락을 싸는 것이 편하고 말한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도시락의 추억에 대한 평범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들이 싸온 평범하기 그지없는 도시락이지만 이른 새벽에 일어나 남편의 도시락을 싸고, 혹은 아내가 깰까 혼자 주먹밥을 조심히 싸오는 남편의 이야기, 또는 어린시절에는 엄마가 도시락을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정성껏 싸주셨지만 어른이 되어 자취를 하면서 자신이 싸게 된 도시락을 보면서 엄마의 도시락을 떠올린 아가씨의 이야기 등등 평범한 매실 장아찌, 달걀말이, 나물조림 등의 반찬들을 밥과 함께 도시락에 곱게 넣어 점심의 허기진 배를 채우는 그들의 이야기는 자신들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도시락의 추억을 듣기도 하고, 오늘 싸온 도시락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 등 평범하여 소담스러운 이야기지만 우리들의 추억 이야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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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LIFE - 10점
파울로 코엘료 지음, 마르시아 보텔료 엮음, 이수영 옮김/북하우스

   파울로 코엘료를 알게 된 것은 친구가 권한 [연금술사]라는 책을 읽으면서였다.   마음이 힘들어 하던 어느 시간, [연금술사]에서 읽었던 문장은 나의 심장을 울렸고, 이후로 나는 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가 쓴 글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연금술사]에서 나를 뒤흔들었던 글귀는 많은 독자들이 그 책에서 얻었던 바로 그 글귀이다.  

                "당신이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줍니다." 

 

  이 책은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들 속에서 우리들의 심장을 울리고 마음을 뒤흔들어놓았던 문장들만이 알짜배기로 모아져 엮어 놓은 책이다.   짧은 문장들이지만 그 강한 여운을 뇌리 속에 박아 놓았던 바로 그 글귀들 말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을 읽으면서 검정 볼펜을 손에 꼬나쥐고 쓱쓱 맘에 드는 글귀들에 줄을 그었던 순간들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그 책을 다 읽고 책장 속에 꽂아 두고나서부터는 다시금 이 책, 저 책 찾아 마음에 새겨졌던 문장들을 읽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 번거로움을 덜어준 책이 바로 지금 이 책이란 생각도 든다.    이책에서 맘에 들었던 문장, 저 책에서 맘에 들었던 문장들을 골라 하나의 수첩 속에 그 글귀들을 끄적여 옮겨 놓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 했는데, 이 책은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들 속에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주는 그 문장들을 뽑아 하나의 책 안에 모조리 불러 모았으니 굳이 수첩을 따로 구입해서 파울로 코엘료의 근사한 글귀들을 옮겨 적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한 작가의 작품 속 여운을 안겨주는 글귀들의 모음집이라고 쉽게 표현해 낼 수 있을 듯 한데, 그런 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가 이렇게 나타나고 보니, 파울로 코엘료만이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멋진 문장 모음집 책도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마치 가수들의 스페셜 앨범을 만나는 느낌처럼 작가의 특별한 책을 만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말이다.   여하튼 파울로 코엘료처럼 멋진 문장,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문장들을 많이 남기는 작가가 어디 있을까 싶다.   그의 책들은 늘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고, 그의 작품 속 문장은 삶의 방향이 되기도, 등불이 되어주기도 하니 말이다.

 

  이 책 속에서 [연금술사]를 비롯하여 [11분], [오 자히르] 등의 읽은 책들의 문장을 만나기도 했지만, 책의 띠지에 소개된 문구처럼 한국에서 최초 소개라는 [빛의 전사를 위한 안내서]라던가, [마크툽] 등의 아직 못 읽은 책들의 문장을 만나기도 했다.   또한 나도 이 작품에서 이 문장을 아주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했던 그 문장들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실려 있는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과 역시 여운을 안겨주는 멋진 글귀들은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좋아하는 문장이란 생각도 들었다.

 

  파울로 코엘료가 들려주는 사랑에 대한 문장, 운명에 대한 문장 등등을 읽으면서 다시금 깊은 여운의 길 위에 서 있게 되는 기분이 들기도 했으며, 그의 문장들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데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를 점검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들 중에서 여운을 깊게 새겨 주었던 바로 그 문장들의 모음이 바로 이 책 안에 오롯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일어날 일은 반득시 일어납니다.   필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내를 가지고 단련해야 합니다.   희망도 품어야겠죠.   중요한 것은 미래에 희망을 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과거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입니다./다섯 번째 산]

[용기는 두려움의 부재가 아니라 두려움에 정신을 잃지 않도록 자신을 추스르는 능력을 뜻합니다./단상-하가쿠레와 사무라이의 길]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기회가 날마다 주어진다는 것을 나는 믿습니다./오 자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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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영의 세상견문록

2012. 1. 22. 22:34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서은영의 세상견문록 - 8점
서은영 지음/그책


   이 책의 저자인 서은영 씨는 패션 디자이너에서 패션 기자가 되었다가 스타일리스트가 자리를 잡지 않은 시기에 남들보다 앞서 스타일리스트가 되었으며, 이렇게 책까지 펴내게 되었다.   그녀는 이 책 속에서 여행을 통해 얻은 깊은 생각들을 들려주고 있다.   다양한 여행 속에서 느낀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 모아서 삶을 말하는 그녀인 것이다.

 

  여행 전의 그녀는 외형적인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더 젊어 보이기 위해서 보톡스 주사를 맞고, 동안 피부를 위해 레이저 치료를 받는 등등 모두가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땅에서 그녀 역시 아름다움을 쫓아가는 일을 외면할 수도 게을리 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행 속에서 그녀는 그렇게 거대한 대자연 앞에서 그 어느 것도 견질 수 없는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고, 그러하기에 외형적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던 마음의 치유를 얻었다고 한다.

  오래되었으나 그 한결같음이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시간이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내는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그녀는 말하고 있다.  

 

  키프로스 섬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는 겨울 크리스마스에나 볼 수 있었던 빨간 옷의 산타클로스가 해변에 서 있다고 한다.   그곳에는 하얀 눈밭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야자수가 있고 나무늘보가 있다고 한다.   여름 옷을 요란하게 입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겨울의 산타클로스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을 보면서 관습이나 상황에 얽매이지 않는 독창적인 사고를, 돈키호테같은 이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죽었을 때, 수두룩하게 나온 기사들 중에서 하나의 기사가 인상적으로 다가왔었다고 한다.   모두들 스티브 잡스의 성공을 다룬 기사를 올렸으나 저자가 본 기사에는 스티브 잡스의 실패를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실패를 했을 때 다음 아이디어가 더 완벽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말라는 것이다.   그녀는 인생은 완벽하게 계획하며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눈과 귀를, 세포를 열어두면서 살라고 한다.   가장 밑바닥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기회라고 ....

 

  그녀는 여행을 하면서 파란색도 하나의 파란색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슬픔 역시 여러가지라고 말하던 그녀,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나라에 대한 그 이국적인 즐거움만이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여행은 우리들의 마음 속으로 비집고 들어와서 새싹이 자라듯이 그 성장을 만나게 해주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여행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느꼈던 생각들의 모음이다.   여행이 안겨준 생각의 자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생각 조각들을 하나씩 이어 맞추는 시간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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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의 감금생활, 빼앗긴 유년시절...

2011. 12. 15. 16:55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도둑맞은 인생 - 8점
제이시 두가드 지음, 이영아 옮김/문학사상사


  열한 살의 나이에 납치가 되었다가 스물 아홉의 나이가 되어서야 자유의 몸이 된 여인이 있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인생을 도둑맞았던 한 소녀의 이야기, 아니 이제 여인이 되어진 그녀의 이야기가 말이다.  

 

  18년 동안 자신의 이름을 입 밖으로 내어뱉은 적이 없는 그녀였다.   그래서 여경이 그녀에게 이름을 말하라고 했을때, 그녀는 도저히 이름을 소리로 만들어낼 수가 없었다.   단지 종이에 이렇게 적을 수 있을 뿐이었다.   제이시 리 두가드라고 말이다.

 

  어린 아이를 유괴하는 일이 비단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사건은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가장 힘이 없는 이 어린 아이들을 못된 어른은 유괴를 하고 학대를 한다.   그것은 단순한 납치가 아니다.   이 책의 그녀가 말하듯이 송두리째 한 사람의 인생을 도둑질 하는 바로 그런 경악할 일인 것이다.   어떻게 감히 사람이 사람의 인생을 도둑질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행복하게 가족과 함께 어린시절의 순간들을 살아가야 할 아이에게.....제이시는 겨우 열한 살이었다.   엄마와 새아빠 칼과 같이 사는 것이 그리 탐탁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엄마와 함께 있고, 귀여운 여동생이 있는 단란한 가족이었다.   그런데, 그 가족들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   악몽처럼, 아니 악몽이다.....

 

  열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 납치범은 아이의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가 이 소녀를 유괴한 이유는 자신의 성노리개로 취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파렴치한 인간같으니라고......   정말이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유괴범의 아내 역시 남편의 이 나쁜 행동을 묵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니 동조하고 있었다고 말해야 할까...

 

  이 책은 18년 동안 유괴범에게 감금된 삶을 살아온 제이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녀가 필립의 집 뒷뜰에서 감금되어 살면서 딸아이 둘을 낳았고, 그곳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그 18년의 이야기가 쓰여 있는 것이다.    당시 그녀 자신이 직접 쓴 일기도 실려 있는데, 그녀가 그리워하는 엄마를 향한 마음들을 엿볼 수 있다.

 

  그녀가 납치될 당시, 여동생은 아기였었는데, 다시 만난 동생은 이제 열 아홉의 나이로 자라 있었다.   그래서 제이시는 동생과 함께 할 수 있는 어린 시간들을 필립에 의해 빼앗겼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난다.   그녀에게서 가족을 빼앗간 필립, 그녀에게서 행복해야 할 어린시절을 도둑질 해 간 필립.....그러나 제이시는 감금생활 동안 오로지 필립과 낸시에게만 의지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필립이 없는 세상으로 나가는 일을 두려워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일조차 그녀는 하지 못했다.   언제나 필립이 지시했고, 필립이 알아서 모든 것을 해주었다.   필립의 말만 들으면 안전하게 살 수 있었다.    자유가 그리웠던 그녀였지만 실상 필립의 감금생활에서 벗어나는 일이 두렵기도 했던 그녀였다.   왜냐하면 그녀는 필립을 통해서만 세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감금이란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한 아이의 인생을 빼앗은 못된 어른 필립, 그녀는 그가 가둔 세상 속에서 18년을 살았다.   두 명의 딸을 낳으면서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 주었던 것은 고양이들이었을 뿐이다.    그가 보여주는 세상 속에서만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아이, 자유를 그리워했지만 그 자유를 향해 용기조차 낼 수 없었던 아이, 필립은 그 아이의 유년시절만을 도둑질 한 것이 아니라 유년시절의 육체와 정신을 꽁꽁 묶어 놓아버린 것이다.   한 아이의 온전한 삶을 망가뜨린 나쁜 어른, 참 씁쓸한 세상을 직면하는 일은 숨이 턱하니 막혀 오는 일이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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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걸음

2011. 12. 5. 10:40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천사의 걸음 One Love - 8점
김명미 지음/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여행은 한템포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안겨준다.   조금은 천천히 가도 좋을 듯한 느낌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것은 여행이 안겨주는 포근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저자가 태국의 레인보우 게더링, 님빈의 게스트하우스, 호주의 레인보우 게더링, 바이런 베이에서 만난 사람들의 자연과 함께 느리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 여행과 삶의 맛을 느끼고 온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레인보우 게더링이란 자본주의, 물질주의의 현대 사회의 대안으로 사랑과 평화, 조화와 자유 등의 공동체적인 삶을 제시하고자 만들어진 모임이라고 한다.   실은 책을 통해서 처음 들어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레인보우 게더링에서는 회원도 조직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1972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 모임은 자발적이고 평등한 참여를 통해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태국에서 열린 레인보우 게더링, 그곳을 저자가 찾았다.

 

  사랑과 평화를 사랑하는 생판 모르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를 존중하면서 자유롭게 지내는 레인보우 게더링은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멋진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는 주차장에 두어야 하고, 비누는 쓰지 않으며, 살아 있는 나무를 베지 않고, 돈을 주고받지 않으며, 전기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등등의 규칙들이 있는 레인보우 게더링은 모이는 기부금으로 다음 먹을거리를 구입한다고 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눈을 감고 두 줄로 늘어선 사람들 속을 걸어가면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뭐든지 잘 할 수 있어요" 등의 좋은 말들을 들려주는 일명 천사의 걸음이라는 의식을 가지는 것이었다.   참, 긍정적 에너지를 충만히 받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호주의 님빈에서는 레인보우 리트리트라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우핑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주변에 나무가 많고 야생동물이 철저하게 보호되는 곳이란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주 마주친 요정이라고 불렸다는 조 아저씨, 드레드 머리를 한 사람들, 가끔씩 야식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는 프랑스에서 온 스물 한 살의 아드린, 님빈 박물관에서 일하는 마이클 아저씨, 선데이 마켓의 풍경 등등 님빈에서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호주의 레인보우 게더링의 이야기, 원시적이고 강렬했다는 에버리진의 공연, 사진 포즈를 취해준 귀엽게 생겼던 히피 소녀, 환경운동가 트레이시.   바이런 베이에서 돌고래를 사랑한 화가 하위와 꽃을 바라보며 한 명상 등등 저자의 여행길에서 그녀만큼이나 평화와 여유를 느끼게 되었다.

 

  사랑과 평화, 자연을 사랑하는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쫓기듯이 얽매이지 않고 마음의 여유 속에서 넉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언제나 부러운 사람들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고, 존중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사랑과 평화를 담아 여유를 만나는 그들은 삶을 열어두고 살아가는 이들인 것 같다.   바쁜 걸음의 내딛는 삶에서 이제는 느린 걸음이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는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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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PD의 남미 여행기

2011. 12. 5. 10:37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소금사막 - 8점
김영희 지음/알마


  개그우먼 이경실씨가 하던 개그 코너에서 쌀집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연출자인 그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동네 쌀집 아저씨마냥 수더분하게 생긴 인상이 마냥 친숙하게 느껴졌던 것으로 떠올려지게 된다.   그가 개그맨 이경규씨와 양심냉장고로 돌아왔을 때, 그 감동이 촉촉히 스며 들어왔던 것을 시청자들이라면 모두들 또한 잊지 않고 기억할 것 같다.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그를 티비 프로그램에서 만났었다.   나는 가수다라는 노래로 감동을 불러 일으키던 바로 그 프로그램에서 말이다.

 

  그의 야심찬 새로운 프로그램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잔뜩 기대를 갖게 했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는 사실, 즐겨 보던 방송 중의 하나이다.    고작 노래 하나만으로도 감동이라는 것이 심장으로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던 시간이었기에 즐거웠었는데, 그는 새로이 시작한 그 프로그램에서 손을 놓아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떠난 여행이었다.   이 책은 그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외로움을 달래준 남미 여행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다.

 

  왜 하필 힘겨운 마음들을 이끌고 그는 남미로 향했을까.   열정의 나라이기도 하고, 소담한 나라이기도 하기 때문이었을까.   여하튼 그는 이번 남미 여행을 통해 나는 가수다의 이야기도 살짝꿍만 털어 놓고, 남미 여행에서 그가 느꼈던 이야기들도 들려주고 있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외로움마저도 낭만처럼 익숙하게 다가 들어오기 때문인 것 같다.   미치도록 아픈 외로움이 견딜만한 외로움으로 무장되어지는 것이 바로 여행이 안겨주는 치유약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일어난 일련의 이야기로 누구보다 마음이 힘겹고 무거웠을 저자, 그가 훌쩍 여행을 떠났다.   남미라는 곳으로, 머나먼 그곳으로....

 

  오래되어서 멋진 것들이 있고, 지구 탄생의 모습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이구아나 떼도 만나고, 소금이 눈처럼 쌓여 있다는 소금사막, 피라냐 낚시 등등 그의 남미가 그가 그린 그림과 사진들과 함께 담아온 기억의 배낭에서 하나 하나 꺼내어 풀어내고 있다.    60일간의 남미 여행, 많은 비행기를 갈아 탔다는 그 여행의 이야기, 쌀집 아저씨 그를 만났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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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엄마가 어린 딸에게 보낸 편지

2011. 10. 21. 17:39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너를 사랑하는 데 남은 시간 - 8점
테레닌 아키코 지음, 한성례 옮김/이덴슬리벨


  엄마와 딸은 가장 많이 투닥거리는 사이면서도 또한 가장 가까운 친구같은 사이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참을 인자 세 번을 외치며 마음을 가눌 수 있던 것도 엄마 앞이라면 금세 화를 불쑥 내어버리기도 하는 것이 딸이지만, 그것은 아마 엄마는 나의 화까지도 다 이해하면서 받아줄 것이라는 믿음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결혼을 하면 꼭, 딸을 한 명쯤은 낳아야 한다고 말들 하는 것 역시 그렇게 자주 싸우는 엄마와 딸 사이라지만, 딸만큼 엄마를 위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결국 딸이 결혼을 하면 엄마와 같은 엄마라는 자격을 갖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딸은 엄마의 인생을 따라가는 존재들이기에 엄마와 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이 책의 저자를 생각하면 마음이 시리다.   그녀는 한 여자 아이의 엄마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딸 아이의 성장을 지켜 볼 수 없는 엄마이다.   고칠 수 없는 치명적인 병이 그녀를 고통의 나락 속으로 던져 놓아 버린 탓이다.   그 통증 속에서 그녀는 차라리 죽음을 갈망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딸 아이를 보면서 다시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고도 했다.   그런 그녀이지만 죽음은 그녀에게 피할 수 없는 곳까지 몰아세워 버렸다.   이제 엄마 없이 살아가야 할 딸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은 그 얼마 아플 것인가.   그녀가 자신의 딸에게 삶을 살아가는 자세들에 대한 조언을 남기는 편지를 적었다.   그 딸 아이가 엄마 없이도, 엄마가 미리 들려준 삶의 지혜들을 명심하면서 꿋꿋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언젠가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젊은 엄마를 만난 적이 있다.   그녀에게는 그녀처럼 너무나 이쁜 어린 딸이 있었지만 이 책의 저자처럼 그 젊은 엄마는 어린 딸을 남겨두고 가야할 처지였다.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그때의 마음이 삼자였던 나조차 아릿하여 견딜 수가 없었는데, 당사자인 본인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 것인가.   그래서인가, 더 와닿게 이 책이 다가왔다.   젊은 엄마가 딸 아이를 세상에 두고 먼저 떠나 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이 저자의 인생은 그때의 그녀를 떠올리게 해서 더 아팠다.   하지만 엄마 없이 남겨질 아이를 위해 하나 하나 삶의 지혜들을 들려주고 있는 엄마의 그 모습이 또한 따스해서 사랑스러움에 평온한 미소를 아픔 위에 얹어 놓을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책은 그녀의 투병 이야기도 담겨져 있다.   2005년 가을부터 병에 걸렸지만 그녀의 딸은 그 해 여름에 그녀의 뱃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병과의 싸움 속에서 그녀는 사랑스러운 딸 아이를 지켜내기도 해야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세 번의 수술을 받았음에도 암은 다시 재발을 했고, 그녀의 병상 일기를 읽는 일은 아픔이 턱하니 차오르게 하여 숨을 쉬기 어렵게 만들었다.     내가 알던 그 젊은 엄마 역시 암과의 병마 속에서 싸웠던 일이 떠올라서 더욱 그랬다.   저자는 2006년 2월 제왕절개수술로 드디어 아이를 낳게 된다.   그녀가 딸 유리치카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면서 또 한번 그 마음을 헤아리게 되어 아파왔다.  

 

  책은 저자와 저자의 남편의 어린시절 이야기와 그들의 결혼까지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젊은 나이에 어린 딸을 두고 죽음을 맞아야 하는 엄마의 그 마음을 이 책을 통해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엄마와 딸의 사이는 같은 여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동지애적인 삶이기도 하다.   그런데 유리치카는 든든한 동지인 엄마를 두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잃어야 했다.   하지만 그 어린 딸을 남기고 먼저 죽음을 맞아야 하는 엄마의 마음을 유리치카는 이 책을 통해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인 그녀는 딸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면서 그때 그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고, 딸 아이의 투정도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엄마였기를 그녀 역시 얼마나 소원했겠는가.   하지만, 그녀에게 엄습한 병마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던 그녀, 그렇게 어린 딸을 남겨두고 떠날 수 밖에 없는 엄마, 그 마음을 만나게 되는 책이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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