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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별빛, 그 숭고한 고요함으로 빠져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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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느낌더미/역사,인문,기타'에 해당되는 글 110

  1. 2009.04.20 신라인 이야기
  2. 2009.04.19 뒤러
  3. 2009.04.10 시란 이렇게 써야한다. (1)
  4. 2009.02.10 즐거운 지식 렉시콘
  5. 2009.02.09 치팅컬처 (1)
  6. 2009.02.03 제인오스틴의 설득
  7. 2009.01.04 메이저리그팀을 통해 본 미국의 풍경
  8. 2008.10.01 애거서 크리스티의 완성된 초상
  9. 2008.08.13 기상천외한 세계 이야기
  10. 2008.08.07 밥 딜런 평전

신라인 이야기

2009. 4. 20. 13:49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신라인 이야기 - 8점
서영교 지음/살림

  고구려, 신라, 백제라는 삼국에 대한 이야기는 학교에서나 티비에서나 책에서나 설핏하게나마 들어오며 살아왔다.  고구려는 티비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때문에라도 열광하기도 했고, 가타부타를 떠나서 역사라는 것은 학교 밖에서는 언제나 재미있다.  역사 관련물의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기는 하는데, 주로 조선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접해왔었다.  또한, 소설이라는 장르 속에 휘감겨있는 역사를 읽는 것을 더 좋아해서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는 하지 못 한다. 

 

  신라에 대한 이야기는 딱히 읽었던 기억이 많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선덕여왕과 관련된 소설을 읽기는 했었는데, 그 외에는 무어라 끄적일 꺼리가 전혀 기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가야의 수로왕 무덤을 구경하면서 가야의 역사에 대해 들었던 추억이 떠오르는데, 무척 흥미로운 시간이었고, 이후 조선이 아닌 그 이전의 우리의 역사도 참 흥미롭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었었다.  그래서이다.  잘 알고 있지 못한 신라이기도하고, 조선이 아닌 그 이전의 역사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신라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지는 못 하지만, 수학여행이라는 것을 빌어 경주를 찾아가서 신라의 유물들을 보았던 기억은 난다.  휘황한 금관들과 왕릉들, 포석정과 안압지 등등......

  진골이니 성골이니 골품제도니 하다못해 신라의 왕들 이름조차 입에 착착 달라붙지 않는 것은 신라사에 대한 지식이 얕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신라의 역사를 자분자분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 신라의 역사 안에서 그려진 영웅적 인물들의 모습들도 보여주면서 그닥 교과서적인 지루함은 느껴지지 않게 말이다.

 

  신라의 이 이야기는 나해왕의 둘째 아들 우로의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열정을 바쳤던 우로지만, 그 우로를 왕도 귀족도 지켜주지 않았다.  오히려 사지로 내몰고 말았는데, 그 복수는 우로의 아내가 하게된다.  하지만 우로의 아내역시 왜국의 사신을 죽여 환란을 자초하였다는 이유로 처형을 당하게 된다. 

 

  힘이 약했던 신라, 그들이 자신의 힘으로 왜군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은 눌지왕이 재위하던 시절이다.  그리고 깊은 불심을 가졌던 진흥왕때부터 신라의 영토는 점차로 넓어지기 시작한다.  내물왕들의 후손인 진골이 왕위를 이어받았던 신라, 진평왕때부터 그 직계 가계를 달리 보기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성골 의식이었고, 그 성골 의식으로 한국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이 등장할 수 있게 된다.   

 

  왕실의 근친혼이 다반사였던 신라, 형제를 죽인 남편과 남편을 죽인 형제들을 바라보며 살아내어야 했던 여인들.  신라의 흥과 패의 그 모든 모습들이 담겨져 있는 신라인을 통한 신라의 역사 이야기, 따분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다.  신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이 시간, 신라의 대지를 호흡한다. 

 

[당과 전쟁을 벌인다는 소식에 가장 충격을 받았던 사람은 다름 아닌 신라 백성이었다.  나당동맹기에 신라 사람들은 당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려야 했다.  언제까지 당에 끌려 다닐 것인지 근심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조차 신라가 이렇게 당에 정면으로 도전하리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당은 세계 초유의 강대국이었고 신라와 국력 차이는 너무나 명백했기 때문이다.  당과의 전쟁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신라가 당과 싸워 승리했고 그 후에 신라인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주장은 지금의 시각일 뿐이다.  전쟁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것은 당의 황제이지 신라의 국왕이 아니었다.  당시 신라인들은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7세기 후반 신라가 일본에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편 것은 이러한 시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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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러

2009. 4. 19. 11:32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뒤러 - 8점
스테파노 추피 지음, 최병진 옮김/마로니에북스

  금세공업자 알브레히트는 바르바라와의 사이에 18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들 사이의 세 째 아이인 알브레히트 뒤러, 독일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그가 처음부터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공방에서 일을 했지만 그림에 관심을 보이던 아들이었기에, 아버지는 결국 뒤러가 15살이 되던 해에 화가 미카엘 볼게무트에게 보내게 된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아버지가 뒤러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외면치않고, 키워주심으로 우리들에게 뒤러의 멋진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해주신 것이니 말이다.

 

  볼게무트로부터 목판화 기법을 배운 뒤러는 19살 때까지의 견습생활을 마치고, 더 넓은 회화의 세계를 배우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그는 이탈리아여행으로 원근법의 기법과 과학적 이론을 배우며 많은 성과를 이루기도 하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영향을 받아 그는 작품 속에서 그 흔적들을 보이기도 한다.  뒤러의 작품들 중에서 대영박물관에 있는 [순록]은 스케치에 수채화로 그린 그림으로 뒤러가 동물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작품으로 1504년에 그린 것이지만 15년이 지난 1519년에 이름의 첫 글자를 딴 서명을 남겼다는 숨은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다.

 

  뒤러의 판화 인쇄본들은 인체 비례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결과물들로 르네상스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었다고 하니, 그의 위치는 미술계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듯 하다.  그의 [묵시록의 네 명의 기사]란 석판화 작품은 이 책에도 실려있는데, 이 판화를 통해 그의 명성이 빛을 발하였다고 한다.   판화들 중 [전능하신 아버지의 환영]이란 것은 형이상학적인 작품으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신비한 성경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는 해석을 실어주어 그의 작품들을 꼼꼼하게 이해할 수 있는 도움을 주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을 읽다보면, 뒤러의 여러 작품들의 대한 해석과 뒤러가 활동하던 당시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들조차 엿보여줌으로 뒤러의 작품이 이야기하고자하고,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 변화와 영향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뒤러의 작품들을 분석해주고, 뒤러가 살았던 당시의 환경들과 다른 화가들의 주요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고로, 뒤러라는 한 예술가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준 것이다.  지루하지 않기에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림에 대한, 화가에 대한 친밀함이 깊어지는 시간이었고, 그의 작품들을 이젠 눈으로만이 아닌 마음으로 즐길 수 있게 되어 행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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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 10점
안도현 지음/한겨레출판


  누구나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된다고 한다.  삶이 감동이 되고, 자연이 경이로움이 되는 시간들을 안겨주어 저절로 시 한 수를 짓게 만들어버린다.  그때는 이름난 시인들에게서 배워서가 아니라 저절로 시가 가슴으로 쓰여지기 시작하는데, 그런 시기쯤 은연중에  '시인이 되어봐'라는 호기로운 마음도 품어보게 된다.

 

  시를 사랑하게 되거나 혹은 시를 만나게 되는 것은 연인과의 사랑이 시작되어질 때쯤이 아닌가싶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인들의 멋지고 사랑스러운 시를 편지지에 끄적여대던 일에서부터 말이다.  그러다 연인에 대한 사랑을 담은 자작시도 짓게되는 과정 속에서 시는 그렇게 다가오는 것 같다. 

 

  안도현 시인, 누구나처럼 연탄재와 관련된 싯귀인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로 알게된 시인이다.  그가 시작법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있으니 신뢰감을 안고 책장을 펼쳐보게 된다.

 

  나는 소설을 쓰기 위해서 많은 책을 읽고 필사를 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어왔다.  그러나 시 역시도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 했다.  앞서의 언급처럼 사랑을 하면 저절로 시인이 되었고, 그렇게 마음가는데로 시는 끄적여대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내 어리석음의 모습을 깨우치게 되는 지금 미처 붉어지는 부끄러움을 숨길 수가 없다.

 

  안도현 시인은 시 한 줄을 쓰기 전에 백 줄을 읽으라고 말한다.  많이 쓰기 전에, 많이 생각하기 전에, 앞서 해야할 일이 바로 많이 읽는 것이라고 말이다.  좋은 시를 접하지 않고서는 좋은 시를 선별할 줄 모르고, 좋은 시도 쓸 수 없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눈을 찔끔 감아버리게 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자신만의 시집을 만들라는 대목에서였다.  자기가 좋아하는 시들을 필사한 공책을 하나 만들어, 자기만의 시 모음집을 만들라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시 역시도 모방하고 필사하는 것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실천사항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시들만 뽑아 모아놓은 공책이니 그것이 곧 하나의 시집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굳이 자작시로만 채워진 시집이 아니라해도 시를 만나기 위한, 시인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은 그렇게 시작되어야 한다는 말이 백배의 공감을 가지게 했다. 

 

  시는 영감이 떠올라야 하고, 그때 그때 떠오른 영감은 바로 바로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시상은 다시 찾아오지 않은 채, 망각의 샘 속으로 풍덩 자살을 하고 말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안도현 시인은 화장실에서조차 떠오른 영감은 메모하여 기억에 잡아둔다고 하지 않는가. 

 

  묘사는 개념을 해체하는데 기여한다는 안도현 시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역시 시를 쓰기 위해서는 관찰력이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시인은 발명가가 아니라 발견자라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책의 제목처럼 시는 무엇보다 가슴으로 쓰고 손끝으로도 쓰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시를 짓지는 않지만, 그래서 시인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시를 쓰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가 있다.  이름난 시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시로 사랑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안도현 시인의 시작법이 쓰인 이 책을 읽으면서 옛적보다는 좀 더 자신 있는 혹은 시란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에 대한 가르침을 받아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Comment

  1. 띠보 2009.05.28 17:40

    안녕하세요. 한겨레출판 마케팅부 한성진입니다.
    저는 시를 쓰진 않지만 <가슴,손끝>을 새겨가며 읽었어요
    많이 읽고 생각하는 일은 인생살면서도 중요하잖아요 :)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고백한게 통하고서는
    끄적이기도 하구요
    http://www.ddibo.com/117

    좋은 하루 보내세요~~

즐거운 지식 렉시콘

2009. 2. 10. 23:26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즐거운 지식 렉시콘 - 8점
크리스티안 안코비치 지음, 도복선 옮김/보누스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나의 엄청난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내가 그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그가 세상을 그림으로 담아내는 화가이면서, 과학자였기 때문이다.  시체를 해부까지했던 해부학자였고, 천문학과 기계공학, 건축 등 그가 가진 다양한 영역에서의 지식들은 너무도 깊고 넓어서 그를 팅커벨처럼 작은 요정으로 만들어 내 옆에 끼고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그의 무궁한 지식의 창고지기라도 되는 영광 혹은 그가 먹다 흘린 빵부스러기만큼의 지식이라도 할당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꿈같은 부러움의 존재.   그의 바다같이 넓은 지식이 너무도 부럽기는 하지만, 절대 그가 될 수 없는 깊지도 넓지도 못한 나의 지식 창고를 채워 줄만한 무언가를 찾아헤맨  여행길, 이 책이 눈에 띈다. 

 

  저자는 서문에서 분류와 순서를 무시한 온갖 주제의 지식을 망라한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정처없이 떠난 여행길의 곳곳에서 펼쳐지는 풍경들에 눈과 귀를 두리번거리면서 배우려는 마음이 아닌 즐기기 위한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 하나씩 담아내고 그러다 길목에서 만난 이와의 대화 속에서 이야기거리로 뚝 내뱉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책의 할 일은 족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정말이지 온갖 주제들이 들판의 풀들처럼 널부러져 있다.  비행기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독일의 프로 축구리그인 분데스리가의 첫 시즌 첫 날 경기 결과가 실려 있기도 하다.  애완동물들의 평균 수명이라던가, 지구에서 외계인에게 보낸 메시지,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 유명한 왼손잡이 테니스 선수들의 이름 등 사람들과의 바닥난 대화에 불꽃의 생명력을 다시 불태우게 할 수 있는 상식적인 가볍게 나눌 수 있는 이야기꺼리들을 담아내고 있어, 지식이라는 것이 주는 무게감과 엄숙이 없기에 어렵지 않다.  지식과 상식이 담겨있는 책이지만 어렵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군더더기 없이, 들려줄 지식과 상식만이 흐트려짐없이 진열되어 있다.  그래서 첫 장부터 읽지 않고 아무 장이나 펼쳐 읽어도 무방하고, 자신이 대화거리로 사용하고 싶은 부분만을 선택하여 읽어도 상관없다. 

 

  이 책에서 읽은 모스부호의 체계를 이야기하면서 잘난 척하여도 좋고, 다이어트에 관심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이 책에서 읽은 트렌코스트나 브리기테 다이어트를 들려주어도 좋고, 사랑을 속삭이게 된다면 이 책의 조언대로 왼쪽 귀에다 속삭여 주면 된다.  이 책은 이렇게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 유용한 이야기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고, 앎이라는 것을 소유한 기쁨을 한껏 누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엄숙하지 않은 그래서 더 다행인 지식과 상식들을 말이다.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유럽 상식 사전으로 저자가 들려주는 상식들 그냥 우리의 기억 속으로 담아내기만 하면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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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팅컬처

2009. 2. 9. 23:09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치팅컬처 - 10점
데이비드 캘러헌 지음, 강미경 옮김/서돌
인상깊은 구절
결국 속임수를 줄이려면 '다들 그렇게 한다'라는 인식을 바꾸는 작업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나'부터 속이지 않는다면 '다들'이라는 범주에서 한 명이 줄어들 것이다.  
                    -중략-
우리 각자는 다양한 종류의 속임수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규범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을 사용하기 바란다.

                                                                                       -355쪽-

  미국은 열심히 노력만 하면, 모든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노력한 만큼의 결실이 영글히 맺히어 지는 나라, 그래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낙원...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은 거짓과 편법으로 얼룩진 문화를 가진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의 세상에서 비단, 미국만이 그러한 문화이지는 않겠지만, 세계적으로 동경의 대상이 되던 나라인 미국의 문제적 모습의 실체를 보게 되었다는 사실에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철저한 개인주의의 나라, 그 문화가 지금의 미국을 만들었고, 그래서 질척거림도 진부함도 없는 그 문화가 좋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개인주의는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켰고, 그리하여 너와 나는 있어도 우리가 없는 나라를 만들었으며, 그 우리가 없다는 사실은 결국 거짓과 편법이 묵인될 수 있는 문화로 자라나고 말았다.  

 

  무한 경쟁의 미국, 승자만이 살아남고, 승자가 되기 위해서 거짓과 편법쯤은 무양심으로 일관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버린 미국, 거짓과 편법으로 기득권자가 되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내내 화를 나게 만들었다.  또한 단순히 개인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비롯된 속임수만이 아니라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고 있는 문화라는 사실 자체가 책장을 넘기는 손놀림이 늘어날수록 더욱 두려운 사실이 되어 무겁게 짓눌렸다.  규칙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은 어리석은 바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문화가 되어버린 요즘의 세상, 그래서 너나없이 편법과 속임수를 써서라도 자기의 이익을 쟁취해야하는 그래야만 우러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세상, 그리고 승자만 된다면 속임수를 사용했다는 사실조차 비난의 화살이 거두어지고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세상이라니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의 뒷골목보다 더 음산한 느낌에 소름이 돋는다. 

 

  기업에 돈을 투자했으나 그 기업의 권력형 사기극에 돈을 모두 날리게 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오히려 분산투자를 하지 못했다고 비난을 받고, 국세청은 부유층의 납세자들은 최고의 조세 변호사와 회계사를 두어 몇 년씩 고생해야 하는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돈없고 백없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탈세만을 집중 조사하고, 기득권자들을 위해 언론이 조장될 수 있고, 정치가들은 자신의 정치 자금을 후원해주는 부패 기업들의 이익만을 대변해주고, 해서 법을 고쳐서라도 속임수를 적법한 행동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을 자행하는 편법을 사용했던 부패의 부자 기업들, 결국 물질 만능주의에 흠뻑 젖어들게 만든 문화를 낳은 미국이었던 것이다.  또한 속임수와 편법을 사용해도 그 벌을 받지 않는 문화라면 그 문화 속에 살아가는 일원들 역시 거짓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일을 잊어버리게 되어버릴 것이다.  너도 나도 없이 속임수를 사용하고, 그 일이 처벌 대상이 되지 않으며, 속임수를 사용함으로 부를 축적하고, 승자가 될 수 있다면 거짓을 행하는 일이 꺼리낄 이유가 없어지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니겠는가.  오히려 거짓이 진실이 되어버리는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저자는 이 책 속에서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를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며 그 대안책을 몇 가지 이야기 해주기도 한다.  새로운 사회 계약을 마련하고, 중요한 전문 직업의 세계를 개혁하고 직장에 새로운 행동규범을 확립하며, 새로운 세대의 윤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들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거짓이 판치는 세상을 바라보며 '다들 그렇게 한다'라는 사고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나'는 그러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물론 거짓과 편법으로 얼룩진 세상 속에 정직함을 내세워 살아가는 일은 손해보고 뒤쳐진다는 느낌에 어렵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거짓을 일삼는다고 해서, 굳이 나 역시 그런 세상에 발 맞추어 달려야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들 그러하니깐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 전에, 나부터 바뀌면 그 어쩔 수 없는 세상이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거짓과 편법으로 모든 부를 누릴 수 있는 승자가 된 들, 정직함이 사라진 열매라면 그것은 사막 속 신기루를 보고  환호하고 있을 따름일 것이다.  뼈대가 없는 허물어질 모래성에서 승자의 미소를 지은 들, 그 미소는 썩은 미소일 뿐이다. 

 

  책을 읽는 내내 화가 났다.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 거짓과 편법을 자행하고, 그 위치를 지키기 위해 정책에 압력을 가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단체들을 만들어 여론을 조장하고, 승자가 되기 위해 학생들은 논문을 표절하고 성적을 조작하고 학력을 위조하기도 한다.  속임수로 얼룩진 세상, 그 속임수를 부추기는 세상, 하지만 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굳이 거짓을 선택하지는 말자.  두꺼운 책이었지만, 읽어볼 만한 책이다.  거짓이 대접받는 문화에 절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이 세상의 문화들 속에 정직이라는 갑옷을 두른 투사가 되기 위해서, 정직의 용사가 되어, '다들 그러니깐'이라는 어쩔 수 없는 거짓을 부추기는 문화라고 핑계를 대기보다 정직이 대접받는 문화로 변화시켜 나가기 위한 나부터의 변화를 위한 다짐을 되새기기 위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한 경쟁 시대이며,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물질만능주의의 세상이지만 새삼, 우리라는 개념이 있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는 더 희망적인 나라가 아닌가라는 것이다.


Comment

  1. 우리나라에서 희망을 보신다니 다행입니다. 사실 전 나이가 있어 그런지 미국의 속임수문화에서 우리나라 모습을 보는 것같아 왠지 마음 아팠는데...

    그렇겠죠. 우리는 아직 희망을 바라다볼수 있겠죠...

제인오스틴의 설득

2009. 2. 3. 11:00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설득 - 10점
제인 오스틴 지음, 이미애 옮김/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제인 오스틴의 책을 읽는 것은 처음이다.  제이나이트[제인 오스틴의 열렬한 애독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독자들 사이에서 그녀는 유명한 작가인데도 사실, 그녀의 세계적 이름에 미안함을 느낄정도로 나는 그녀의 책에 대해서 문외한이다.  그러하기에 그녀의 생애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녀의 책들이 어떠한 특징들 속에 그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해서 나는 그녀의 출판된 책들을 비교하여 이 책에 대한 그 어떤 이야기도 수다스럽게 털어낼 수 없다.  해럴드 블룸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가운데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설득>이란 이 책을 꼽았다고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책들 중 단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는 내가 그런 평가에 동조할 입장도 자격도 아니기에 다만, 해럴드 블룸의 칭찬을 길라잡이 삼아 제인 오스틴과 만나는 첫 만남을 시작해보고자 했을 따름이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은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이 결핍되었다하여 비판을 받았다고 하지만, 굳이 책이 세상사의 모든 진지함들만을 담아내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바, 그녀가 한적한 시골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연애담을 늘어놓는다고 하여도 그 사랑 속에 잊지않고 풍자와 아이러니를 곁들여 놓았다면 그 재미는 독자들의 기억 속에 깊이 박히는 것이고, 그것이 결국 현재까지도 많은 제이나이트들을 양산해 놓은 것을 보면 제인 오스틴이라는 여인의 소설들이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은 서머싯 주에 자리 잡은 켈린지 홀의 주인인 월터 엘리엇 경의 세 딸들의 이야기이다.  둘째인 앤의 이야기가 그 중심인데,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허영심 많은 아버지의 빚으로 켈린지 홀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해주게 된다.  또한 앤은 허영심 많은 아버지에게 쓸모있는 존재로 인정되기 보다는 그저 그런 존재정도로만 취급을 받는다.  즉 가문을 빛내줄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타고난 것이 없는 앤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여 앤은 이사를 하게 되는 아버지와 언니를 따라 나서는 것이 아닌 동생의 부탁으로 메리의 집에서 함께 기거를 하게 된다.   

 

  앤은 팔 년 전,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그는 외모나 사회적 신분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반대를 하게 되고, 그녀 역시 가족들과 주위의 만류에 사랑을 포기하고 만다.  그런데 바로 그를 다시 만나게 되는 앤,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다.  그 지나간 사랑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지를....

 

  이 책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그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독자들에게 흐뭇함을 안겨주고 있다.  열 아홉의 앤은 주위의 설득에 밀려 사랑을 포기했지만, 스물 일곱의 앤은 사랑의 소중함이 현실의 사회적 신분들과 환경들보다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열 아홉때 만난 웬트워스는 불확실한 미래만을 그녀에게 보여준다고 주위에서 말했지만, 스물 일곱에 다시 만나게 되는 웬트워스는 당당한 미래를 거머쥔 채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그 미래때문에 현실의 사랑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은 어리석은 행동이었음을 말이다. 

 

  허영심의 따른 신분적 조건들이 결혼을 좌지우지 하던 시대였다.  좋은 신분의 남자를 만나고, 좋은 신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그런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던 결혼의 조건, 바로 그 조건이 사랑따위도 묻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대말이다.  하지만 결국 사랑이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된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앤과 웬트워스의 사랑을 통해서 말이다.

 

  제인 오스틴 소설과의 첫 만남이 밋밋하지만은 않았다.  사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다.  현실과 너무 괴리되어 있는 시대라는 느낌이 들까봐서였다.  판타지라면 애초에 상상의 세계를 인정한 상태라서 흥미롭지만, 고전 속의 시대는 그 시대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지 않은가.  이 책 역시 당대 사회의 결혼 관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 시대를 제대로 느껴내지 못 한다면 결국 공중누각의 책을 읽고 있는 결과만을 낳을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 책, 읽기에 거부감이나 무리감없이 흥미로웠다.  역시 고전이 명작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앞으로 차분히 하나씩 제인 오스틴의 책들을 읽어나가야 겠다.  그래서 그녀의 책들이 가지는 특징들과 그녀의 책들의 변천된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인상적인 구절]

그토록 확실한 현재의 참담함과 그토록 불확실한 미래의 이득을 선택하라고 충고하지는 않을 거라고 느꼈다.  집안의 반대로 인한 갖가지 불편과 그의 직업에서 비롯되는 불안, 혹시 있을지도 모를 온갖 두려움과 지연, 그리고 실망을 겪게 된다 하더라도, 약혼을 단념하기보다는 지속했을 때 더 행복한 여자가 되었을 거라고 믿게 되었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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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이 고등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다.  하루에 두 경기를 하는 더블헤더를 하던 날, 생애 처음으로 야구장이란 곳을 가고, 그곳에서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질러대며 혼연일체가 되어 관중들이 함께했던 파도타기 응원과 야간 경기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심장이 터질 것 같던 감동까지 그날부터 야구가 무진장 좋아지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야구 선수들의 팬싸인회를 찾아 다니고, 좋아하던 야구 선수의 집 앞에서 서성대어 보기도 했었다.  매 해, 좋아하던 팀의 팬북을 사고,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 하던 조카를 어린이 야구단에 가입시키기도 했었다.  그러다 메이저리그라는 것에 관심이 가져진 것은 누구나처럼 박찬호 선수의 미국 진출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메이저리그에 대한 막강한 지식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아니고, 박찬호 선수가 있는 팀에 대한 승전보 소식에 기뻐하는 정도였다. 

 

  이 책은 메이저리그로 유명한 팀들이 소속된 도시, 그 중에서 뉴욕과 보스턴, 시카고와 애틀란타 그리고 로스앤젤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야구를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레 그 도시들 속의 들려볼 만 곳을 소개시켜주고 있는데 사진과 함께 그 도시를 살아가는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이 덩달아 생기스러워진다.

 

  우선은 메이저리그 팀 중에서 양키즈와 메츠가 있는 뉴욕! 

미국의 메이저리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뻔한 팀 이름인 양키즈, 그 유명세는 세계 곳곳을 누비지만 특히나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팀이 아닌가 싶다.  2008년 시즌을 끝으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간다는 양키즈 구장, 새로운 그곳은 클래식하며 첨단화된 곳이라고 한다.  올드 구장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있었던 2008년의 경기에서는 많은 관중들이 모였었다고 하니 그 기록의 구장이 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쉽다.  양키즈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클럽하우스, 야구를 좋아해서인가 나 역시도 눈이 즐겁다.  뉴욕의 또 다른 팀 메츠, 오렌지와 블루 컬러를 바탕으로 둔 다양한 스타일의 유니폼이 무척 맘에 든다.   퀸즈에 위치한 메츠의 구장인 세이 스타디움, 외야에는 관중석이 없이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메츠 역시 2009시즌부터는 새 구장인 시티 필드에서 시작을 한다고 한다. 

  뉴욕은 젊음의 도시, 공연의 도시라는 느낌이 물씬 풍겨온다.  활기찬 도시 그곳, 소개되어진 야타간 케밥 하우스에 가보고 싶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특히 재즈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되는 곳이라는 블루노트에도 들려볼 곳으로 꼽아둔다.  이스트 빌리지로 가면 사진에 맘껏 담아낼 수 있는 멋진 그래피티를 만날 수 있다.  뉴욕에서 가장 맘에 든 곳은 중고서적을 취급한다는 스트랜드 북스이다.  두께나 내용에 상관없이 1권에 1달러라는 그 곳, 절대 기억에서 놓치지 말아야지 싶다.

 

  다음으로는 메이저리그 팀인 레드삭스가 있는 보스턴!

밤비노의 저주라는 말로 유명세를 탔던 보스턴 레드삭스, 그들의 구장인 펜웨이 파크는 초창기의 모습과 거진 변화됨이 없다고 한다.  야구 표를 구하지 못한 관중들은 근처의 스포츠 클럽이나 펍에서 중계방송을 본다고 하는데, 레드삭스 맥주를 마시면서 보는 즐거움이 있을 듯 하다.  펜웨이 파크 투어라는 것이 있다고 하니, 야구광이라면 추천해볼 만한 관광 상품인 것 같다.  걷는 즐거움이 있다는 벡베이, 사진만 보아도 반하게 된다.  그래서 그곳에서 걸음에 지칠 때까지 발길을 멈추고 싶지 않게 될 것 같다.  하버드 스퀘어 인근의 하버드 북스토어 역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빼곡하게 들어찬 책들의 도시, 그 서점의 사진은 나를 설레게 한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라는 퀸시 마켓, 우리의 재래시장이랑은 그 모습이 다르다.  고전적인 벽돌 건물이라는 그곳, 랍스터를 비롯한 맛난 먹을거리들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제 가볼 곳은 메이저리그 팀인 시카고 컵스의 홈그라운드 시카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밤비노의 저주처럼 여기는 염소의 저주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들의 구장, 위글리 필드.  외야펜스를 둘러싼 담쟁이 덩굴이 운치로울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의 팀인 시카고 화이트 삭스.  하얀 양말로 장식한 배트맨을 떠올리게 하는 화이트삭스맨, 그의 야구를 사랑하는 열정이 대단하다.  시카고 최대 다운타운 미시건 애비뉴, 그 중에서 유혹의 1마일이라는 별칭이 있는 매그니피슨트 마일은 패션과 쇼핑의 천국이라고 한다.  그 유혹을 뿌리칠 결단력이 없는 관계로 피해야 할 곳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떠랴, 천국에서의 쇼핑이라는데....  이 도시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오즈 파크이다.   사진으로 보니 오즈의 마법사에 나왔던 캐릭터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곳인 모양인데, 그 공원에서라면 절로 오즈의 나라 속으로 날아들어가 버리는 느낌이 들 것 같다. 

 

  네 번째는 메이저리그 팀 애틀란타 브래이브스가 있는 애틀란타!

애틀란타 브래이브스는 8번이나 팀명을 바꾸었다고 하는데, 그들의 홈구장은 테드 터너 필드.  구단주의 이름이 홈구장의 이름이 된 그곳에는 행크 애런의 동상을 비롯 영구 결번 선수들의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좌측 외야 맨 꼭대기 층에는 어린이가 있는 가족 동반 관중들에게 인기 있는 코카콜라 스카이 필드가 있는데, 벤치의 모습이나 망원경 등이 있다니 그 공간의 모습이 새롭고 재미나게 느껴진다.  CNN센터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저자인 마거릿 미첼 하우스는 방문해보고 싶어진다. 

 

  마지막 여행지는 메이저리그 팀 LA다저스가 있는 로스앤젤러스!

산꼭대기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고 하는데, 그러하기에 등산하는 기분으로 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또 다른 팀인 LA에인절스.  에인절스 홈구장의 마스코트인 대형 야구모자 두개의 구조물이 설치되어 구장 앞에 자리하고 있다.  역사 문화기념관으로 지정되었다는 폭스 극장과 영화배우 조니 뎁이 운영한다는 클럽 바이퍼 룸에도 가야할 것 같다. 

 

  숨가쁘게 달려온 미국의 메이저리그 팀을 통해 만나본 도시들의 여행, 야구장에 있는 것처럼 활기찼다.  얇은 5권의 책이 각 각의 메이저리그 팀을 통해 그 도시들의 명소와 미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게 소개해주는 이 책은 간편하고도 빠르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여행에 야구를 접목시킨 혹은 야구에 여행을 접목시킨 방식으로 야구를 통해서 미국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 단순한 여행 소개보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맛보게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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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완성된 초상

2008. 10. 1. 19:02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애거서 크리스티 - 8점
앤드류 노먼 지음, 한수영 옮김/끌림


어린시절에 살던 집과 정원을 좋아했던 애거서 크리스티는 자신의 유년을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말한다.  1890년 9월 데번셔의 해안 휴양도시인 토키에서 태어난 애거서는 세상을 연극이나 드라마처럼 보는 경향이 있는 어머니 클라라와 수많은 책을 소장하고 있었던 아버지 프레더릭의 사랑 속에서 살았다.  클라라는 애거서가 학교 다니는 것을 몇 년간 허락하지 않아 집에서 보내기도 했는데, 형제들과 열 살 이상의 나이차가 났던 애거서는 또래 친구가 없어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외로움을 상상의 나래로 메꾸었다고 한다.  애거서의 가족이 토키에서 보냈던 해변의 집 애쉬필드는 [엔드하우스의 비극]을 통해서 잘 묘사되어 있기도 하다.

 

애거서는 어린시절 건맨이 나오는 꿈을 꾸고는 했는데, 꿈 속에서 건맨은 애거서가 좋아하는 사람의 자리를 빼앗으며 그녀를 위협하는 공포의 존재였다.  저자는 건맨이 누구일까를 놓고 여러 추측의 이야기들을 해주는데, 그녀가 느끼는 불안 요소들이 야경증으로 나타나 애거서를 힘들게 했다고 말한다.

 

애거서는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남편감으로 삼길 바라며 어려운 결정도 남편에게 맡기고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따라야 하는 것이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면서 육군 장교였던 아치 크리스티와 결혼한다.  처음 그들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였으나 남편의 외도 속에서 자신의 가정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힘들어했던 애거서.  그녀의 삶에서 미스터리로 여겨지는 1926년 12월의 실종사건의 스토리가 저자의 추리 속에서 들려지고 있다.  당시의 신문보도와 애거서의 자전적 소설인 [미완의 초상]에서 밝히고 있는 사실들을 토대로 미스터리를 해결해주고 있는데, 그녀의 실종사건이 실은 그녀의 복수극에 의한 것이라는 추측을 억측이라고 일축하는 것이다.  1926년 겨울, 자신이 아끼던 차를 끌고 집을 나섰던 애거서는 며칠 후, 기억상실 상태에서 발견되는데 자신이 유명 추리소설가인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사실 자체도 기억하고 있지 못하며, 남편과 가족들 역시 그녀의 기억 속에서는 사라져 있다.

 

이 책은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 보았을법한 추리소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를 작품과 삶을 통해 대면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애거서를 작품을 통해서는 만나보았지만 그 작품들 속에 깃든 애거서의 취미들과 삶의 단상들을 매치해서 바라본 적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애거서를 알아가게 된다.  그녀의 1926년 겨울의 실종사건에 대한 진실[물론 저자가 생각하는 진실이지만]과 야경증을 통해 그녀가 두려워했던 삶의 모습을 알게되어 저자의 말처럼 완성되어지는 애거서의 초상을 만나게 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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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세계 이야기

2008. 8. 13. 11:31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믿거나 말거나! - 8점
리플리 엔터테인먼트 지음/보누스


세상에는 참으로 믿거나 말거나 할 정도의 믿지지 않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된다.  건축물이나 예술품들을 보면서는 어쩌면 이토록이나 기발한 생각들을 가지면서 살아가는가 싶고, 생명체들의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들이나 그 살아간 삶이라는 것의 경이로움 혹은 놀람 등등의 다양한 느낌의 탄성을 내어지르게 되는 책이었다. 


저자 로버트 리플리는 세계의 기묘하고 비범한 이야기들의 수집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상천외한 세계의 이야기들을 수집하기 위해 여행을 다녔고 탐험을 한 카툰 작가이자 방송인이며 인류학자였다.  유럽, 아프리카, 한국과 중국 등 전세계 198개국을 누빈 그의 여행길은 지구를 18바퀴나 돌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대단한 호기심의 탐험가가 아니었나 싶다.  그의 호기심으로 인해 우리 역시 세계 속의 기상천외한 정말이지 믿거나 말거나 할 사실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더없이 재미나고, 놀람의 입을 뻐끔이게 된다. 


기원전 1500년때의 이집트 귀족들의 집은 동파이프로 된 냉온수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기원전 3000년때는 인간의 평균 수명이 고작 18세였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는가?  기원전 400년의 중국인들은 대나무 관을 이용하여 물과 천연가스를 이미 수송할 줄 알았다는 사실과 1986년 과테말라 아술 강 근처에서 발견된 1500년된 도자기에서는 남은 초콜릿 음료의 흔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기원전 2000년의 수메르인들은 맥주의 제조법을 알고 있었고, 페루의 고고학자들이 발굴한 고대 미라는 땅콩이 들은 밀봉된 항아리를 품에 끌어안고 있었으며 더구나 그 땅콩이 여전히 신선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1927년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건물의 지붕에서 떨어진 아기를 받은 사람이 바로 아기 엄마였다는 믿을 수 없는 우연의 일들도 있다.  미국캘리포니아의 비쉬부부의 세 자녀는 생일이 5월 28일로 똑같다고 하는데 그렇게 태어날 확률은 2800만분의 1이라고 한다.  10년 동안의 시각 장애인으로 살았던 어떤 사람은 친구와의 논쟁에 격분하여 탁자를 두 손으로 내리치는 순간에 갑자기 시력을 회복하는 일도 있었다. 


신비한 동물들의 이야기도 있다.  꼬리가 두 개 달린 실험용 쥐, 악어의 뇌용량이 감자칩 정도의 크기며 하루 종일 물 속에서 숨을 쉬지 않아도 1년 동안 먹지 않아도 죽지 않는다고 한다.  방울뱀은 20분 이상 뙤약볕에 있으면 죽고, 걸어다니는 담수화 식물이 있으며, 달팽이가 뱀을 물어 죽인 믿기지 않는 일도 미국에서 실제 일어났다고 한다.  소리를 내는 유일한 도마뱀인 겟코는 놀랐을 때 '이크'라는 소리를 낸다니 피식 웃음이 삐져 나온다.


새러 앤 헨리는 1859년 영국 클리프턴의 현수교에서 떨어졌으나 입고 있던 페티코트가 낙하산처럼 퍼진 덕택에 살아났다고 한다.  화재로 전소된 집에서는 믿기지 않게도 냉장고 하나는 멀쩡한 채 발견되었으며 더군다나 그 안의 음식들과 얼음조차 신선하고 온전한 상태였다고 한다.  폼페이의 잿더미 속에서 발견된 고대의 악기 코르누는 그 기나긴 흘러간 세월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한다.  손금에 THEE란 단어가 새겨진 사람도 있고, 뒤통수에 뿔이 난 중국인도 있다.  러시아의 이고르 라단은 일곱 살때 키가 무려 183센티였다고 한다.  뇌에서는 장난감 기차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전기가 발생하고, 미국의 월터 스티글리츠는 몸에 5552개의 문신을 새겼다고 한다.


이 책 속에는 이외에도 너무도 많은 기이한 일들과 기발한 일들의 믿을 수 없는 그 일들을 믿게 만드는 그림과 사진이 함께 담겨져 있다.  인간의 상상력이 즐거운 건축물들과 어느 정도로 태우느냐에 따른 토스트 조각의 명암만으로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모자이크한 놀라운 예술품도 있다.  세계를 신나게 한 바퀴 여행한 기분이다.  절대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기상천외한 세계 속의 이야기들이 눈과 생각을 사로잡는다.  저자 리플리의 죽음조차 놀라움을 안겨주는 믿기 어려운 우연이 존재하지 않던가.  이 책 속에서는 간간이 한국의 소식들도 만나게 되어 반갑기도 하다.  재미난 책이었다.  세상에 정말 이런 일들이 일어났고 또한 여전히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몇 몇가지의 이야기들을 외워서 지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화젯거리로 올려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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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 평전

2008. 8. 7. 18:44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밥 딜런 평전 - 8점
마이크 마퀴스 지음, 김백리 옮김/실천문학사

밥 딜런이 누구인지 알고 있지 못 했다.  그의 이름은 들어 보았지만, 실은 그의 음악을 들은 기억은 없다.  알지 못 했던 밥 딜런, 본명은 로버트 알렌 짐머맨이라고 한다..그럼 밥 딜런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하면, 시인 딜런 토마스의 이름에서 데려 왔다고 한다.  1961년 2월에 밥 딜런이 정착했던 그리니치빌리지는 1차 세계대전 전까지 미국 최고의 보헤미안 도시였다고 한다.  그리니치빌리지는 반체제 인사들과 기인들에게 방어적인 은신처였다고 하며, 열 아홉의 밥 딜런은 포크 음악을 하나의 장르로 정립한 우디 거스리라는 가수를 닮기로 결심한다.

 

밥 딜런 그의 음악은 미국의 반체제 문화를 세계로 퍼뜨리는데 일조하였다고 한다.  1960년대의 미국에 저항의 상징이었던 포크 음악을 했던 밥 딜런.  그런 그가 포크를 버리고 로큰롤로 음악의 방향을 바꾸어 버린다.  저항 음악의 주도적 인물로 자리잡았던 밥 딜런은 냇 헨토프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난 이제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쓰고 싶지 않아.  당신도 알다시피, 대변인이 되고 싶지 않다고.  이제부터 내 안에 있는 것을 쓰겠어.  이야기하거나 걸으면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말이야.  이제 폭탄은 지겨워.  왜냐하면 폭탄보다도 사태가 더 나빠지고 있거든.  난 운동의 일부가 아니야.  이제 어떤 조직과도 함께 일하지 않겠어." 라고 말하며 좌파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싶어했다.  저항의 음악인 포크를 버렸다는 이유로 변절자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밥 딜런.  문득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의 정치시대가 복잡했던 시기에 저항의 음악으로 반복되어 불리던 음악이 있었다.  그 노래를 불렀던 가수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수는 저항의 음악의 선두주자처럼 인지되어 있었고, 그 가수는 그것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밥 딜런, 그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던 것이고, 다만 그는 음악인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음악인으로 정치를 이야기했을 뿐이고, 아픔을 이야기했을 뿐이고, 사람을 이야기했을 뿐이라는...

 

이 책은 밥 딜런의 음악을 통해 1960년대의 미국을 이야기하고 있다.  음악 속에 담겨진 미국의 1960년대 모습들이 그 시대의 미국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 시대의 음악들을 청취하는 일이 쉽지는 않은 듯 하다.  밥 딜런의 평전이라길래 그 내용이 궁금했다.  음악인의 평전이라니 말이다.  이 책은 인물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가 담아냈던 음악에 대한 평전이다.  음악이 안고 갔던 시대에 대한 평전이다.  포크 음악을 좋아하고, 밥 딜런의 음악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 정보가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난 후, 비로소 그의 음악을 처음으로 들어본다.  그가 불렀다는 포크 음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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