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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의뢰하는 소녀 그리고 소년

2012. 10. 15. 17:51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오더 메이드 살인 클럽 - 8점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북스토리

 

   일상에 지쳐가고 있던 한 소녀는 소년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고 말했다.   떠들썩한 화제가 될만한 모습으로 죽여달라고 말하는 소녀의 의뢰에 담담하게 승낙을 하는 소년.

 

  세리카와 사치랑은 삼총사처럼 친하게 지내는 사이이다.   함께 동아리도 하고 있으며, 한 반이기도 한 그들이지만 어느 날부터 앤은 그들 속에 왕따가 되었다.   아니 그들 속에서만이 아니라 교실에서도 세리카의 주도 아래 집단적인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더이상은 학교도 가기 싫은 앤은 감성적이기만 한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않는다.   그냥 죽을 생각을 하는 앤은 같은 반인 도쿠가와에게 자신을 죽여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더이상은 감당할 수 없는 일상, 그 일상은 그녀를 지치게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느 날 복도에 걸린 도쿠가와의 그림을 보았다.   앤은 그 순간 도쿠가와라면 자신의 의뢰를 받아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은 맞았다.   도쿠가와는 고양이도 쥐도 죽여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에서 찾아낸 시체사진을 앤에게 메일로 보내주기도 한다.  

 

  앤은 도쿠가와에게 여태 이루어진 적은 없는 패턴의 죽음을 원한다고 말한다.   화제가 될 만한 그런 죽음이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살인자는 잡혀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도쿠가와의 삶은 어떻게 되는데......

  단순히 앤은 자신을 죽여달라고 했지만 그녀를 죽여야 하는 도쿠가와는 살인자가 되는 일이다.   이 소녀와 소년의 거래는 절대 단순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도쿠가와는 왜 살인자가 되는 일에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책의 마지막쯤에 드러나게 된다.

 

  앤은 잡지에서 본 임상소녀라는 제목의 사진을 좋아한다.   자신의 잘린 팔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실려 있는데, 앤은 그 사진이 맘에 들지만 그 잡지가 비싸 구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진처럼 자신의 죽음도 연출하고 싶은 앤이지만 팔이 잘린다는 것이 안겨주는 통증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둘은 머리를 싸매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일 것인가를 연구하면서 함께 사건 기록을 노트에 적어 나간다.    그리고 점점 서로의 합의 하에 앤이 죽을 날짜는 다가오고......

 

  죽음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많다.   학교에서의 어려움과 가족과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죽음을 덜컥 생각해버리는 청소년들이 말이다.   여기 소녀도 자신의 죽음을 생각했다.   그 아이는 진짜 죽게 될까, 소년은 그 소녀를 죽일까....책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들이 겪는 고민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들이 짊어지고 있는 일상은 행복일까 혹은 비극일까 그리고 그들의 선택은....책은 살인을 의뢰하는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사랑으로 끝을 맺는 이야기이다.    심각하기만 한 왕따 문제, 가족과의 어려움 등등의 청소년들이 겪을만한 일들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잠시 자살과 살인이라는 무서운 생각을 하게 되는 그들, 그들의 마지막 선택은 결국 우리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말해주는 듯 하다.   2012년 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최신작이라는 이 책은 여운의 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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