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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엄마가 어린 딸에게 보낸 편지

2011. 10. 21. 17:39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너를 사랑하는 데 남은 시간 - 8점
테레닌 아키코 지음, 한성례 옮김/이덴슬리벨


  엄마와 딸은 가장 많이 투닥거리는 사이면서도 또한 가장 가까운 친구같은 사이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참을 인자 세 번을 외치며 마음을 가눌 수 있던 것도 엄마 앞이라면 금세 화를 불쑥 내어버리기도 하는 것이 딸이지만, 그것은 아마 엄마는 나의 화까지도 다 이해하면서 받아줄 것이라는 믿음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결혼을 하면 꼭, 딸을 한 명쯤은 낳아야 한다고 말들 하는 것 역시 그렇게 자주 싸우는 엄마와 딸 사이라지만, 딸만큼 엄마를 위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결국 딸이 결혼을 하면 엄마와 같은 엄마라는 자격을 갖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딸은 엄마의 인생을 따라가는 존재들이기에 엄마와 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이 책의 저자를 생각하면 마음이 시리다.   그녀는 한 여자 아이의 엄마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딸 아이의 성장을 지켜 볼 수 없는 엄마이다.   고칠 수 없는 치명적인 병이 그녀를 고통의 나락 속으로 던져 놓아 버린 탓이다.   그 통증 속에서 그녀는 차라리 죽음을 갈망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딸 아이를 보면서 다시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고도 했다.   그런 그녀이지만 죽음은 그녀에게 피할 수 없는 곳까지 몰아세워 버렸다.   이제 엄마 없이 살아가야 할 딸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은 그 얼마 아플 것인가.   그녀가 자신의 딸에게 삶을 살아가는 자세들에 대한 조언을 남기는 편지를 적었다.   그 딸 아이가 엄마 없이도, 엄마가 미리 들려준 삶의 지혜들을 명심하면서 꿋꿋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언젠가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젊은 엄마를 만난 적이 있다.   그녀에게는 그녀처럼 너무나 이쁜 어린 딸이 있었지만 이 책의 저자처럼 그 젊은 엄마는 어린 딸을 남겨두고 가야할 처지였다.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그때의 마음이 삼자였던 나조차 아릿하여 견딜 수가 없었는데, 당사자인 본인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 것인가.   그래서인가, 더 와닿게 이 책이 다가왔다.   젊은 엄마가 딸 아이를 세상에 두고 먼저 떠나 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이 저자의 인생은 그때의 그녀를 떠올리게 해서 더 아팠다.   하지만 엄마 없이 남겨질 아이를 위해 하나 하나 삶의 지혜들을 들려주고 있는 엄마의 그 모습이 또한 따스해서 사랑스러움에 평온한 미소를 아픔 위에 얹어 놓을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책은 그녀의 투병 이야기도 담겨져 있다.   2005년 가을부터 병에 걸렸지만 그녀의 딸은 그 해 여름에 그녀의 뱃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병과의 싸움 속에서 그녀는 사랑스러운 딸 아이를 지켜내기도 해야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세 번의 수술을 받았음에도 암은 다시 재발을 했고, 그녀의 병상 일기를 읽는 일은 아픔이 턱하니 차오르게 하여 숨을 쉬기 어렵게 만들었다.     내가 알던 그 젊은 엄마 역시 암과의 병마 속에서 싸웠던 일이 떠올라서 더욱 그랬다.   저자는 2006년 2월 제왕절개수술로 드디어 아이를 낳게 된다.   그녀가 딸 유리치카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면서 또 한번 그 마음을 헤아리게 되어 아파왔다.  

 

  책은 저자와 저자의 남편의 어린시절 이야기와 그들의 결혼까지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젊은 나이에 어린 딸을 두고 죽음을 맞아야 하는 엄마의 그 마음을 이 책을 통해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엄마와 딸의 사이는 같은 여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동지애적인 삶이기도 하다.   그런데 유리치카는 든든한 동지인 엄마를 두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잃어야 했다.   하지만 그 어린 딸을 남기고 먼저 죽음을 맞아야 하는 엄마의 마음을 유리치카는 이 책을 통해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인 그녀는 딸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면서 그때 그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고, 딸 아이의 투정도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엄마였기를 그녀 역시 얼마나 소원했겠는가.   하지만, 그녀에게 엄습한 병마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던 그녀, 그렇게 어린 딸을 남겨두고 떠날 수 밖에 없는 엄마, 그 마음을 만나게 되는 책이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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