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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소년, 에도 시대에 나타나다.

2012. 4. 4. 18:50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촌마게 푸딩 2 - 10점
아라키 켄 지음, 미지언 옮김/좋은생각

  일상이 재미 없는 도모야는 학교 생활도 싫고, 공부도 싫고, 야스베에게 배웠던 검도도 싫고, 그러다 편의점에서 도둑질을 하게 된다.   그리고 도망쳐 나온 도모야는 길을 걷다 둥그런 웅덩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둥그런 웅덩이, 이것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 도모야이다.   즉, 에도시대에서 타임슬립하여 왔던 야스베 아저씨가 바로 이 출구로 시대를 오갔으니 말이다.   도모야, 그 웅덩이에 손을 대어 보는 순간 빨려 들어가면서........여기는 야스베 아저씨가 있는 에도 시대.

 

  촌마게 푸딩의 1편은 에도 시대의 사람인 사무라이 야스베가 타임슬립하여 21세기로 왔었지만 지금은 반대로 21세기의 소년 도모야가 야스베 아저씨가 있는 에도 시대로 갔다.   야스베 아저씨에 대한 그리움인가...    여하튼 멋 모르는 과거의 시대라지만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위안이 된다.   그리고 미래의 소년이니 과거사를 역사 수업 시간에 배웠다는 사실도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 것도 같다는 나름의 추측이 든다.   어차피 타임슬립을 해야 한다면, 미래로 가는 것보다는 과거로 가는 것이 더 재미날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근데 조금 답답한 구석도 있는 것 같다.   유구무언일세,,,가 되어 버리니 말이다.   허투른 실수로 잘못 말을 하게 된다면 그 파장을 어이할꼬, 과거를 건드려 미래를 엉망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도모야, 이 중학생 21세기의 소년은 에도 시대의 사람들 시선 속에서 요상한 옷차림과 머릿모양을 한 외국인이다.   쇄국정책을 하고 있는 쇼군인데 말이다.   그래도 아는 사람 야스베 아저씨가 있으니 다행스러운 에도 시대였으나, 야스베 아저씨가 집 나가고 없다고 한다.   찾을 길이 막막하기만 한데, 린타로라는 사무라이 가문의 자신보다는 어린 소년을 만나게 된다.   11살이라고 했던가, 그 린타로가 사촌 누나인 센에게 도모야를 데려가면서 도모야 인생에 가부키 배우가 되는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된다.   유명 스타가 되어 스타병에도 걸려보는 도모야는 외국 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대범한 인터뷰를 하는 바람에 감옥행이 되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그 감옥에서 야스베 아저씨를 만났다는 것일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여러차례의 고문을 이겨내고 있는 야스베 아저씨, 이 책은 야스베 아저씨 구출작전이다.

 

  21세기의 소년이 에도 시대로 들어오면서 온갖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소년, 21세기의 자신의 고민은 쓸모 없는 인간이란 사실이었는데, 여기에서는 감옥에 있는 야스베 아저씨를 구명하기 위해 애쓰기도 하고, 유배지로 가는 도중에 한 시계장인을 만나 극적으로 무죄로 풀려나기도 하고, 쇼군 앞에서 야스베 아저씨랑 푸딩도 만들고....

 

  야스베 아저씨는 말했다.   [" 지금은 희망이 없어 보일지라도 살아 있는 동안은 어떻게든 다시 일어날 수 있어."/126쪽]      도모야는 21세기의 자신의 삶 속에서 자신을 쓸데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을 했다.   아직 남은 삶이 더욱 많은 고작 십대의 인생이었으면서도 말이다.   에도 시대의 도모야는 유배까지 가면서 다시는 21세기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게 되었었다.    하지만 야스베 아저씨 말처럼 살아 있는 동안은 어떻게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희망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도모야는 다시 21세기로 돌아 왔다.    그가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조금 슬프다.   그래도 그의 말처럼 그는 21세기의 소년이고, 21세기의 삶에서 최선으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에도 시대에서 만났던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말이다.    각자 제 자리에서 그렇게 자신의 몫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살아가는 동안은 희망이 보이게 마련이다.    절망 끝에도 그것은 절망의 끝이 아닌 희망의 물꼬를 만나기 위한 지점이란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아직 다 살아 보지 않은 인생, 어느 시점에든 쓸데 있는 인간이 된다.   희망 없는 인생은 없으니 말이다.    사무라이 일을 그만두고 푸딩을 만들며 제과점을 하는 에도 시대의 야스베 아저씨, 도모야 엄마와의 사랑을 이루지는 못 했지만 그는 에도 사람으로 에도 시대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었다.   21세기 그의 후손이 가업을 이으며 제과점을 꾸려가고 있지 않은가.   재밌게 책장이 손끝을 스치는 책이었다.   오래 자리를 붙박고 앉아 있지 않아도 될 만큼 눈깜짝할 새 읽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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