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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4 고양이와의 인연은 아름답다

고양이와의 인연은 아름답다

2011. 1. 24. 11:09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고양이가 내게 말을 걸었다 - 8점
프레데리크 에브라르.루이 벨 지음, 정기헌 옮김/다른세상

  루이는 어린시절 할아버지 약국에 있던 차가운 도시 고양이의 모습 일명 차도고를 풍기는 아르지롤을 기억하고 있다.   온 몸이 새카맣고 꼬리가 길며 금빛 눈동자를 가졌다는 아르지롤은 손님용 의자에 앉아 사람들이 오가든 말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채 자리를 지키고만 있다.   하지만 그날은 쬐그만 꼬마아이가 무엇을 바라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나 보다.   루이가 슬픔에 숨이 턱하니 막혀 있던 그 순간, 아르지롤은 꼬마아이를 위로하기 위해 꼼짝않고 지키고 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아이 곁으로 몸을 비벼들어왔으니 말이다.   그렇게 루이는 고양이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루이만이 고양이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프레데리크 역시 고양이를 좋아했다.  그렇게 둘은 결혼을 했고, 우리는 그들을 통해 그들과 인연되었던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나는 어린시절이나 어른이 되어 있는 지금이나 고양이를 키워본 적은 없다.   그래서 고양이와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것도 없고, 고양이의 특징들에 대해서 아는 바도 전혀 없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단지 고양이는 개를 키우는 것보다 그 충성심이 덜해서 키우는 재미가 덜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왔다.   고양이의 도도함만을 바라본 것은 나의 편견이었을까.

 

  루이와 프레데리크가 고양이들과 많은 추억을 쌓아 간 곳은 '외딴집'이라고 불렸던 곳에서다.   그곳에서 반세기 이상을 살았다는 그들 부부는 한 두마리만이 아닌 많은 수의 고양이와 대면하게 된다.   어쩜 그렇게도 알아서들 고양이들이 찾아오는지 어느 이웃이 한 이야기처럼 고양이들 사이에 그들 부부의 평판이 아주 좋은가 보다.

 

  그들이 키웠던 고양이들 중에서 샤르봉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장화신은 고양이 포즈였다는 샤르봉은 조금의 수줍음을 타는 착하고 정많은 고양이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정말 기억해야 하는 고양이는 티베르이다.  그들과 오랜 세월 함께 한 고양이로 큰 고양이다.   외딴 곳간 지붕 위에 버려져 있던 고양이를 데려와 키우기 시작했던 부부였는데, 18년 반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 했다.   집배원하고도 앞발을 뚝 내밀어 악수를 했다는 티베르, 프레데리크가 작가 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준 첫 고양이다.    가르랑거리는 소리로 영감을 주기도 하고, 글이 벽에 부딪혀 있을 때는 옆에서 위안이 되어준 것이다.   

 

  쥘이라는 고양이도 기억이 난다.   어느 젊은 여자의 고양이였으나 이들 부부에게 오게 된 쥘은 '외딴집'의 새로운 식구로 정착하게 된다.

  타프나드와 펠라르동은 손주들이 키우다가 이들 부부에게 왔다.   이들 역시 오랜 세월 그들 부부와 함께 했는데, 둘은 성격차이가 확연하여 마초적인 타프나드와 작가 고양이인 펠라르동은 이들 부부의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이들 고양이의 추억은 나의 추억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을 일일이 기억하면서 이젠 이들 고양이들이 나의 추억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고양이는 도도하기만 해서 키우는 재미가 없다고만 생각했던 나의 편견은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사그라지면서 그 꼬리를 감추는 듯 하다.   그들 부부에게 찾아 들어온 고양이와의 인연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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