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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8 언니를 잃은 슬픔의 구름은 마틸다 가족을 덮었다

언니를 잃은 슬픔의 구름은 마틸다 가족을 덮었다

2010. 11. 8. 14:58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마틸다 - 8점
빅토르 로다토 지음, 김지현 옮김/비채

  언니 헬렌이 죽었다.   가족의 구성원 중에 누군가의 죽음이 비집고 들어온다면 그 가정의 공기는 차디찬 겨울 한 모퉁이를 돌아나올 수 없을만큼 오로지 겨울이라는 한 계절만이 존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겨울 끝자락에 봄이 있다고 말한들, 그 얘기가 귓가에 들려 오기나 할 것인가.   오로지 멍한 채로 그렇게 혼란스럽게만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마틸다의 가족도 그랬다.   딸의 죽음이, 언니의 죽음이 가족에게 남기는 것은 아물지 않을 것 같은 깊디 깊은 상처였다.   우리는 바로 그 마틸다의 고백을 듣게 되는 것이다.   언니 헬렌은 기차에 치여 죽음을 맞이했고, 마틸다는 누군가가 언니를 떠밀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 누군가를 찾기 위해 언니의 이메일 비밀번호를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그렇게 열게 된 이메일 속에서 루이스라는 남자를 알게 되었다.   마틸다는 생각한다.   아마도 루이스가 언니를 기찻길에 떠민 장본인일 것이라고 말이다.  

 

  루이스는 살인자이다.   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드는 테러리스트들처럼 루이스는 언니 헬렌을 죽인 살인자다.   그렇기때문에 마틸다는 루이스를 찾아가야 한다.   찾아가서 왜 언니를 죽였느냐고 물어보아야 한다.   그런데 마틸다의 친구들은 말한다.   너의 언니는 자살을 했지 않느냐고....  그럼에도 왜 마틸다는 언니가 자살이 아닌 누군가에게 떠밀려서 죽었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그녀의 자책감에서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마틸다와 헬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기에 마틸다는 자책감을 느끼는 것일까.

 

  마틸다의 언니 헬렌은 엄마와 아빠에게, 더 나아가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존재였다.   반전운동가였고, 착한 헬렌이었는데, 마틸다가 엿보고 있는 언니의 이메일들 속 모습은 조금 다른듯 하다.   그리고 결국 루이스를 만남으로 알게되는 언니의 또 다른 진실의 모습도....

 

  딸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진 너덜너덜 조각의 심장일 것이다.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내는 부모는 가슴에 묻게 된다는데, 헬렌의 엄마는 아직 딸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 못한 것일까, 딸을 잃고 언제나 멍한 상태로 있고 아빠는 무기력하기만 하다.   여기에, 그들의 집에 마틸다가 있는데, 마틸다의 존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오로지 헬렌을 잃은 슬픔 속에서만 살아가는 엄마, 마틸다는 그런 엄마가 너무도 밉기만 하다.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 엄마가 증오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테러를 자행하는 사람들처럼 마틸다는 언니의 메일 계정으로 엄마에게 메일을 보낸다.   언니의 원피스를 입고 엄마 앞에 나서고, 일부러 언니의 영상을 찾아 엄마 앞에서 보기도 한다.   마틸다는 생각한다.   자신도 엄마의 돌보는 손길이 필요한 당신의 딸이라는 것을, 하지만 엄마는 딸을 잃은 사람이지 않은가, 그 슬픔이 너무도 깊디 깊어 멍한 상태로 있을 수 밖에 없는 그렇게 술이라도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어린 마틸다에게 엄마의 슬픔을 이해해달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딸을 잃은 엄마는 아프고 슬프다는 것을 마틸다가 인정하고, 언니를 잃은 마틸다 역시 자책감 속에서 슬프다는 것을 부모님이 알아주면 좋을텐데, 그들 모두는 하나의 슬픔 안에 함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일텐데,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상처들을 외면하지 않은 것이 필요했을텐데, 슬픔이란 너무 커서 장님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인 것 같다.   이미 잃은 딸말고 바로 옆에서 살아 있는 딸이 아파하고 울고 있는데, 그 울음은 들을 수도, 볼 수도 없게 만드는 것, 슬픔은 그토록이나 무자비한 것인가 보다.   하지만 우리들은 가족이기에 다시 서로의 품 속에서 평화를 만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루이스를 만나고 돌아온 마틸다, 케빈과 하룻밤을 보내고 온 마틸다, 그렇게 마틸다를 밤새 주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엄마, 우리는 그녀들의 포옹 속에서 서로의 상처가 이제는 아물어져 갈 것임을, 이제는 서로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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