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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성장소설'에 해당되는 글 1

  1. 2011.05.18 킬러로 성장했던 어린 소녀, 이젠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아나선다.
그레이스링 - 8점
크리스틴 캐쇼어 지음, 허윤 옮김/문학수첩


  캣사는 우수한 싸움의 기술을 가진 그레이스를 타고났다.   그런 이유로 삼촌인 랜다 왕 밑에서 킬러로 살아가고 있는 소녀이다.   랜다 왕이 부당한 심부름을 시켜도 그의 지배 아래 군소리 없이 킬러 노릇을 하고 있는 캣사, 하지만 그녀는 왕 몰래 비밀의 모임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비밀의 모임이란 어리석은 왕들을 처벌하는 모임인데, 그녀가 이번에 하는 임무는 납치된 리어니드의 티리프 노인을 구하는 일이다.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그를 납치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어디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는 그를 무사히 구해내 오는 것이다.

 

  리어니드의 티리프 노인은 포의 할아버지이다.   포는 할아버지를 구한 이가 캣사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녀를 찾아갔고, 둘은 서로를 신뢰하게 된다.   아니,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아마도 그들은 그레이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었을 거다.   무언가 같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 그런 동질감이 안겨주는 편안함이 있지 않던가.   이 책에서 그레이스란 쉽게 말해 초능력이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사람의 마음을 멋대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 캣사처럼 사람을 쉽게 죽일 수도 있는 능숙한 싸움의 기술을 가진 초능력 등등...이런 그레이스링들은 눈동자의 색깔이 좌우 다르다.   포는 금색과 은색을 가졌듯이.....

 

  포를 만나면서 캣사는 자신이 삼촌의 킬러로 살아가는 삶에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나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지배 아래서 자신의 삶을 좌지우지 조종당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또한 그녀는 삼촌의 옳지 않은 심부름들을 하는 일이 맘에 들지 않았었다.   누군가를 삼촌의 이해에 따라 고문하거나 죽여야 한다는 사실이 납득되지 않았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삼촌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고, 그 동행자로 포와 함께 한다.   포는 표면적으로 납치된 할아버지를 찾는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은 누가 할아버지를 납치했던가에 대한 수사를 하고 싶은 것이다.   캣사 덕택에 무사히 할아버지가 돌아왔지만, 그 납치의 이유를 분명히 알고 싶었다.  

 

  캣사와 포의 모험은 시작되었고, 더불어 그들의 사랑 역시도 깊어져 간다.   그런 와중에 포의 그레이스가 실은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캣사, 그의 진짜 그레이스에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곧 다시 사랑은 회복되지만, 캣사는 포와의 결혼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더이상 누군가의 지배 아래 있고 싶지 않은 탓이다.   포와의 모험 속에서 캣사 역시 자신의 그레이스를 확연하게 깨닫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싸움의 기술을 가진 그레이스를 타고났다고 생각해왔지만 실은 생존의 그레이스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녀는 생존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임을 말이다.   이런 그레이스 덕택에 그녀는 비터블루 공주를 구해줄 수 있게 된다.

 

  그레이스를 가진 캣사와 포의 모험 이야기, 처음에는 재미나게 읽어나갔다.   그러다 중간쯤에는 다소 밋밋하게 읽다가 다시 비터블루의 등장으로 흥미로움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캣사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초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타인의 지배 아래 조종당해 왔던 캣사가 스스로의 자아를 획득해나가는 결국 사랑에 조차 속박 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할만큼 말이다.   사람들은 싸움의 기술 초능력을 가진 캣사를 두려워한다.   또한 그녀는 삼촌으로인해 킬러로만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런 그녀의 평판이 좋을리 만무하다.   하지만 그녀는 삼촌의 지배에서 뛰쳐나와 더이상 사람들을 죽이는 킬러가 아닌 사람들을 살리는 일에 자신의 그레이스를 사용하면서 살아가려 한다.   그리고 이제 더이상 누군가의 의한 삶이 아닌 자신이 주인인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소녀이다.   그런 그녀에게 포라는 근사한 소년이 있어 다행스럽다.   모험이 있는 성장 소설, 캣사를 만나는 일을 주저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기억나는 글귀]

"하지만 너는 선택할 수 있어.   너를 정말 야만적으로 만드는 건 왕이 아니야.   왕의 명령에 복종하는 네 행동이 너를 야만스럽게 만드는 거야."   /158쪽

 

그녀가 포를 남편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녀는 아직 보이지 않은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하는 것이다.   한번 그의 아내가 되고 나면, 그녀는 영원히 그의 아내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포가 얼마만큼 그녀에게 자유를 허락하든,그녀는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그것이 그의 선물이었다는 사실을 품고 있어야 했다.   자신의 자유가 더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라, 포의 것이 되어 내주든 가져가든 그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가 절대로 그녀의 자유를 빼앗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면, 자유는 더 이상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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