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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2 단짝이던 두 소녀가 그 새벽에 사라졌다.

단짝이던 두 소녀가 그 새벽에 사라졌다.

2011. 6. 22. 11:29 | Posted by 물꽃하늘 푸른물결


 

침묵의 무게 - 10점
헤더 구덴커프 지음, 김진영 옮김/북캐슬

  술만 마셨다하면 폭력까지 휘두르는 나쁜 남편이자 아빠인 그리프는 의처증까지 있다.   말 못하는 일곱 살 칼리에게 그 이른 새벽 아침, 아이의 아빠를 찾아주겠다며 숲으로 끌고 들어가더니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집 안은 왈칵 소동 속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칼리만이 그 새벽에 사라진 것이 아니다.   칼리의 친한 친구이면서 이웃인 페트라 역시 없어졌다.   이 두 소녀의 실종에 있어 공통점은 바로 집에서 새벽에 같은 날 사라졌다는 것이다.

 

  칼리는 후천적으로 말을 못하게 되어버린 아이이다.   그래서 친구도 사귀지 못한 상태였는데, 페트라가 짠~하고 천사처럼 나타난 것이다.   둘은 마치 한 몸처럼 달라 붙어다니며 서로의 정신적인 친구가 되는데, 페트라는 칼리의 목소리가 되어 주면서 칼리의 생활을 활력있게 만들어 준다.   함께 대화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어쩜 그리도 잘 아는지, 둘은 금세 단짝 친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두 아이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칼리가 말문을 닫아버린 것은 네 살때, 엄마인 안토니아가 동생을 임신하고 있던 와중에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유산을 하게 된 것을 목격하던 날부터였다.   그날, 아빠는 엄마와 말다툼을 하였고, 칼리는 두려움에 울음을 참아낼 수가 없었다.   계속 시끄럽다고 그치라며 말하던 그리프가 칼리의 귓속에 무엇이라고 속삭인 이후, 칼리는 더이상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말을 잃은 채 일곱 살이 된 칼리였던 것이다.

 

  안토니아가 술주정꾼 그리프를 만나지 않았다면 훨씬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을 수 있었을텐데, 인생이란 꼬이지 않고는 인생일 수가 없는 것인가 보다.   어릴적 친구이자 첫사랑의 상대자인 그래서 결혼까지도 서로가 생각했던 루이스와 이별을 하고 선택한 사람이 하필이면 알콜중독자 그리프이다.   그와의 사이에 아들 벤과 딸 칼리가 있는데, 결혼 생활내내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려야 했고, 폭력으로 온 몸이 퍼런 멍으로 얼룩져야 했지만 이혼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이들까지 아빠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결국 칼리가 실종이 되고 말았다.   페트라와 함께....

 

  페트라의 부모인 마틴과 필다는 칼리의 집으로 찾아와 혹시 자신의 딸이 놀러 온 것이 아닌지 확인해보는 와중에 칼리 역시 새벽에 집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그리프의 폭력성을 눈치채고 있었으니 아무래도 아이들이 새벽에 집에서 사라졌다는 이 사실을 가볍게만 받아들일 수 없다.   경찰과 기자들이 몰려왔고, 벤은 소녀들을 찾으러 숲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페트라를 숲에서 발견하게 되는데, 그곳에 두려움에 찬 눈빛을 하고 있는 칼리와 그리프를 보게된다.  

 

  헤더 구덴커프를 만나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이다.   그녀의 <히든>이란 책을 며칠 전에 재밌게 읽었던 관계로 다시 찾게된 터였던 거다.   <침묵의 무게>는 아동 학대와 아동 성폭행에 대한 이야기가 다루어져 있는데, 칼리의 엄마인 안토니아는 진작에 자신이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오지 않았던 것을 자책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책임있고 좋은 엄마이기 위해서 진작에 이혼을 선택했어야 했음에도 그 불행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려고 했었던 자신을 자책하는 안토니아, 늦었지만 이제는 아이들에게 진짜 좋은 엄마가 되고자 결심한다.

 

  책을 읽는내내 도대체 그리프가 그날 칼리의 귓속에 대고 무어라 속삭였었는지가 궁금했다.   무어라 말했길래 칼리가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을까 싶어서 안달나게 알고싶던 부분이었다.   그 말은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난다.   그리고 벤은 부보안관인 루이스가 마틴과 함께 숲에 나타났을 때, 페트라의 범인으로 그리프를 지목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부른 결과는......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헤더 구덴커프, 나는 이 작가를 기억해야 할 것 같다.   그녀의 다음 책들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임이 확실할테니깐 말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 책이 그녀의 첫 번째이고 <히든>은 두 번째 책이 된다.   차례로 읽어도 좋고, 나처럼 순서를 뒤바꿔 읽어도 좋다.   여하튼 그녀의 두 작품 모두, 가정이란 울타리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안겨주면서 그 사건의 전개 역시 흥미롭게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히든>은 끈끈한 자매가 등장하고 <침묵의 무게>에서는 남매의 끈끈한 가족애가 등장한다.   두 작품 속에서 모두 부모가 제 역할을 잘해야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고 말이다.   책임 있는 부모의 모습과 따스한 가정의 모습 안에서 건강한 아이들, 행복한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에게 웃음을 빼앗아가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그래서 세상을 밝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가정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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