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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에 해당되는 글 1

  1. 2012.03.10 떨치고싶은 과거 그러나 지워지지 않는 과거의 도망자 소년
블레이드 1 - 10점
팀 보울러 지음, 신선해 옮김/놀(다산북스)


  다만 거리의 부랑아라고만 생각했다.   집도 가족도 친구도 없는 외로운 소년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아이는 외로운 아이이다.   하지만 그 외로움은 스스로가 선택한 외로움이었다.   도시에 숨어 살아가야 하는 아이, 숨 죽이면서 그렇게 살아가야 그나마 살아 남을 수 있다.  

 

  소년은 소매치기로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동네의 여자 깡패 무리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옷도 찢기고 발길질도 당하며 상처를 입었다.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지만 메리라는 이름의 할머니가 소년을 도와준다.   메리 할머니의 집을 따라 들어가서 옷도 받아 입고, 신발도 얻어 신었다.   그리고 막 나가려는데, 괴한이 찾아왔다.   도망치는 소년의 뒤로 들려오는 두 발의 총성~~~~~~

 

  소년을 도와준 메리 할머니가 걱정이 되었다.   그 총성의 소리가 혹 메리 할머니를 향했던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다시 조심스럽게 찾아간 메리 할머니의 집엔 그러나 동네 여자 아이 깡패인 트릭시의 시체가 있다.   그리고 무서움에 정신을 잃을지경으로 떨고 있는 베키라는 소녀와 그 괴한.....

 

  소년에게도 이름은 있다.   아니 있었다고 말을 해야 할까.   소년이 좋아했던 베키라는 여자가 소년의 이름을 블레이드라고 지어 주었다.   하지만 베키는 죽었다.    그리고 소년이 사랑했던 베키와 이름이 같은 소녀가 지금 앞에 있다.   이름이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자꾸만 소녀에게 신경이 쓰인다.   소녀를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없다.  

 

  베키는 괴한이 소년을 블레이드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칼을 잘 쓴다는 이야기도.....   베키는 소년에게 자신의 딸 재스를 깡패 무리 속에서 데려 나오는데 도와 달라고 한다.   그 청을 뿌리치지 못하는 소년은 위험을 무릅쓰고 재스를 구하러 갔다.   이젠 베키와 4살박이 소녀 재스와 소년이 셋은 도망자가 되었다.

 

  책을 읽는내내 소년은 독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   불만 가득한 이 소년의 말투가 처음엔 거슬렸지만 사춘기의 그 또래 아이들은 이유 없는 반항이라는 것을 하지 않던가.   실은 소년은 세상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 같았다.   과거에 사랑하던 여인을 잃기도 한 소년이었기에 세상이, 삶이 아름답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소년은 과거로부터 도망치려고 애쓰고 있다.   즉, 블레이드라고 불리던 시절로부터 말이다.   하지만 과거 그를 블레이드라고 불렀던 이들은 그를 다시금 과거 속으로 끄집어 내리려고 한다.   과거를 떨쳐내고 싶은 소년과 과거 속으로 다시금 돌아오라고 하는 무서운 과거의 그림자들은 과거를 떠난 채, 숨어살던 소년을 찾아냈다.  

 

  베키와 소년은 유난히 재스에대한 집착이 강한다.   이유라면 4살박이 재스는 사람들에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을 보이기때문이다.   누군가의 믿음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을 것 같은 거리의 부랑아들인 베키와 소년이기에 재스가 그들에게 보이는 무조건적인 믿음은 그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그 어떤 위험 속에서도 재스만은 그들 곁에 있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그들이 스스로 자초하는 위험이 얼마나 많던가.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낼 수 있었다.   불만투성이인 이 시비조의 소년에게 그리고 민폐캐릭인 베키에게 자꾸만 화가 났지만 손길을 멈출 수는 없었다.   소년은 과거를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소년에게 과거는 사라지지 않는 흉터를 남긴 낙인이었다.   지우고싶어도 떨치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으며, 떨쳐지지 않는 소년의 과거였던 것이다.   소년은 허세쟁이처럼 느껴졌다.   싸워야 하는 순간을 만났을 때마다 독자인 우리들에게 블레이드로 불리던 시절의 칼잡이 명성을 어찌나 뻐기며 말을 하던지.....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소년은 과거의 명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칼을 잡았을 때 소년은 떨고 멈칫한다.   옛적처럼 결단력 있게 행동하지 못한다.   그것은 아마도 그토록이나 떨쳐내고 싶은 과거의 모습이기 때문인 것 같다.   소년은 과거를 버리고 싶다.   블레이드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던 그 시절을 말이다.

 

  2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소년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메리 할머니가 다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앞서 설레발을 치며 추측을 해보면 메리 할머니는 변장 경찰같다는 생각이 든다.   괴한이 쳐들어 왔을 때, 소년에게 도망가라고 말했던 것도 메리 할머니였고, 메리 할머니의 집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실상 할머니의 집이 아니었으며, 쓰러져 있던 소년에게 "블레이드"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소년은 메리 할머니에게 이름을 알려준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아니면 말구.....여하튼 메리 할머니의 정체가 궁금하기는 하다.   나도 그 할머니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살아 있었으니 놀라운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다음의 이야기에서는 적나라하게 소년의 과거가 드러나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도망치고 싶어하는 소년의 과거, 그 과거 속의 무서운 무리들은 여전히 소년을 쫓고 있으니 그들의 정체도 밝혀지겠지.    다음 이야기에서는 소년을 이제 블레이드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모두들 그의 이름이 블레이드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으니 말이다.   여하튼 지금의 소년은 블레이드라고 불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소년이 블레이드라고 불리는 순간, 소년은 그토록이나 벗아나고 싶은 과거에서 결국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일테니.....그땐 더이상 칼을 손에 쥐고서도 떨지도 않고 멈칫되지도 않겠지.   스스로의 과거를 인정하기 시작한 그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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